[기고]의약품 부작용 보고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

[기고]의약품 부작용 보고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

장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국장
2010.06.14 09:47

최근 국내 의약품 부작용(이상반응) 보고체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이상반응 보고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된 이상반응 보고건수는 2002년까지는 연간 100여 건에 불과했으나 2007년 3750건, 2008년 7210건에 이어 2009년에는 2만6827건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국가 간 비교 척도가 되는 인구 100만 명당 보고건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532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1744건보다는 적지만, 일본과 유럽연합(EU)의 282건과 456건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상반응 보고 증가 자체는 부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의약품의 안전관리 체계를 선진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상반응 보고건수가 많을수록 해당 의약품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충실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고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은 치료 상의 유익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상반응이 수반될 수 있지만 개발단계에서 모든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은 시장에 출시된 의약품에 대한 이상반응 보고를 받아 제품 시판 후 안전성 평가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 이상반응 보고는 보고 의무가 있는 제약사와 약국을 비롯해 지역약물감시센터 등 의료기관, 보건소, 소비자, 의약단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된다. 이 때 이상반응을 보고해야 하는 대상은 약물과의 직접적 인과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이상반응을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는 국제기준에 따른 것으로 모든 선진국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반응 보고가 접수됐다고 해서 해당 약물이 이상반응을 일으켰다고 바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이상반응 보고 자체를 해당 약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데는 병력 등 환자에 대한 상세정보와 병용 약물간 상호작용 등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반응 보고 자료들이 충분히 축적되면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 기법들을 통해 의약품 허가 단계에서는 알지 못했던 잠재적 위험성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또 이 같은 위험성을 토대로 추가적인 조사·연구 등을 거쳐 위험성이 확증되면 의약품 허가사항을 변경하거나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식약청은 이상반응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의약품 등 안전성 정보관리 규정'을 개정, 제약사 등이 유해 사례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지역약물감시센터를 전국 규모로 확대했다.

지역약물감시센터는 지역 내 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수집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교육 등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으로 현재 서울대 병원 등 전국 15개 종합병원에서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지역약물감시센터를 더 늘리고 지역 의료기관의 보고 체계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전문적인 부작용 관리기구로 의약품안전정보관리원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관리원이 설립되면 의약품 안전정보 수집·분석, 부작용 보고 사이트 개설 운영,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의약품 민원사이트를 통한 부작용 사례에 전자보고를 추진하는 등 국민 편의도 증진시킬 계획이다. 식약청은 이를 통해 국민이 안전하고 적정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상반응 예방과 의료비 절감 등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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