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아인슈타인, 갈릴레이와 함께 세계 3대 과학자로 불리는 위대한 인물이다. 이런 그에게도 생전에 어이없는 실수를 한 일화가 있다. 그의 집에서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위해 현관문에 각각의 출입문을 만들어 놓았는데, 개와 고양이는 뉴턴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두 개의 문 중 보다 크고 편한 문만을 이용하여 드나들었다. 두 개의 문 중 하나의 문은 전혀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에는 그 쓰임과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되어 본래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거나, 중복된 요소로 인하여 비효율적으로 관리 운영되는 것들이 있다. 인증제도에서도 그러한 단초를 볼 수 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생활용품에는 제품이나 포장 등에 수많은 인증 표시가 붙어 있다. 이러한 인증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타성적으로 제품 선택의 주요한 방법으로 생활화하여 왔다. 하지만 웬만한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모든 인증표시를 인지하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나아가 좀 더 전문적인 부분까지 들여다보면 각 인증에 필요한 시험방법, 기준 등이 중복 또는 유사한 방법이 있을 수 있기에 기업들은 반복적으로 시험하여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이는 동일 제품이라도 정부 소관부처가 다르면 관리 감독의 눈높이가 다르고, 정책 목표가 다름으로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 소비자 보호, 환경 및 재해방지 등 공익을 위해 제품의 시장출시 전 반드시 받도록 되어 있는 의무인증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중복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는 평균 3.3개의 인증이 붙어 있고, 중복인증으로 인한 비용손실만 한해 약 79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통합인증마크(KC, Korea Certification)를 개발하여 인증절차를 간소화하기로 중지를 모은 바 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전기용품, 공산품, 에너지효율등급, 계량기 및 가스용품 등의 인증마크를 하나로 통합하였으며, 내년 1월부터는 8개 부처 22개 인증에도 적용되어 시행하게 된다.
지난 6월 말 정부에서는 부처간 중복되는 인증이나 인증기준들을 단일화하기위해 부처간 공동 고시를 발표한 바 있다. 많은 제품들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부처간 벽을 허물고 규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나눈 대화가 작으나마 결실을 맺었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제는 정부도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접근하려는 성숙된 면을 갖추게 된 것 같아 다행이나, 아직도 중복된 요소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인증 제도들이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옛말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지식경제부, 환경부, 식약청, 소방방재청 등 관련 부처간 공동고시를 계기로 규제 합리화를 위해서라면 사용자와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사례가 하나 둘씩 늘어났으면 한다. 규제 당국이 다르다고 해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거나 중복되고 적절하지 못한 인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사업자의 규제 준수비용과 더불어 규제의 행정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이는 규제 시행의 시대적 명제인 투명성과 시장친화성을 제고함으로써 산업의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길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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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작은 규제 정책이라도 기업과 소비자를 위해 선진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규제 거버넌스 주체의 양대 축인 기업과 소비자의 획기적인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시장은 정부, 기업,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정부 또한 기업과 소비자, 즉 사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통일된 인증정책으로 우리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나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