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원화절상 등 쏠림현상에는 대처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처하는 외환당국의 스탠스를 압축하면 ‘예의주시’, ‘미세조정’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28일 환율전쟁과 관련해 “예의주시” 이상의 어떤 코멘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급격한 환율변동에 미세조정으로 대응한다는 원칙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환율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브라질까지 이 싸움에 가세하면서 시장에서 정부의 입장 변화를 주목하고 있지만 기존의 스탠스를 바꾸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각국이 자국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통화절하(환율상승) 경쟁에 나서는 움직임이 일면서 원화의 절상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조치만 취해 왔다.
일각에서 환율정책도 물가 등을 감안해 친서민쪽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을 때도 정부는 이 같은 국제적인 동향을 지적하며 원화의 가파른 절상을 경계해 왔다. 시장에 소리소문 없이 개입을 해 왔던 것.
이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한달새 원달러 환율이 50원 가량 떨어졌지만 당국이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일본처럼 눈에 띄게 드러나는 개입은 없었지만 미세조정은 멈추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혐의를 씌우려고 하고 있어 자칫 강력하게 개입하는 것이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 중국만 표적으로 삼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해 일본, 한국, 대만 등 자국 무역수지 적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들로 언제든 화살을 쏠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다 ‘슈퍼엔고’를 막기 위한 일본의 개입 등 원화절상을 압박하는 요인들을 무시할 수도 없었던 까닭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글로벌 정책공조를 지속해야 하는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에 한발을 들여놓는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미국이 한국까지 환율전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에는 원화의 절상폭이 위안화보다 컸고 미국이 중국에 절상압력을 가하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간 나오토 총리와의 지난 23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외환시장개입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데서 보듯 대상이 중국에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