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재진 여성알코올중독전문 W진병원장

"알코올중독 엄마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건 아이입니다."
여성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인 W진병원의 양재진 원장(사진)은 28일 "아빠가 알코올중독일 때 보다 엄마가 알코올중독인 경우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며 "단지 엄마의 술을 끊게 해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까지 치료해줘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 0.1%에 불과하던 19세 이상 여성 알코올 의존자 비율은 2007년 2.5%로 급증했다. 음주 후 폭력 등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 음주자' 비율은 같은 기간 3.1%에서 19.3%로 늘었다.
특히 우울증을 앓는 중년여성이 대부분이던 예전과 달리 대학 때부터 '술 먹이는 문화'에 익숙해지는 여성들이 늘면서 20~30대 젊은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0대와 30대의 알코올 의존자 비율은 각각 7.9%, 6.3%로 8% 대인 50~60대의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알코올치료가 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든 상황. 여성들을 위한 독립적인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곳커녕 전용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병원조차 찾기 힘든 실정이다.
양 원장은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 절반 가량은 성폭력이나 구타 등 과거 좋지 않은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은 알코올 중독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데 여성은 정신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술을 마시다 중독된다는 점에서 치료시스템 자체가 달라야 하는 것"고 말했다.
가족 모두가 치료대상이 된다는 점도 남성환자와는 다른 점이다. 남성이 알코올 중독일 때보다 여성이 알코올 중독일 때 배우자에게 버림받는 사례가 훨씬 많을 뿐 아니라 아이가 받는 상처도 크기 때문이다.
양 원장은 "가족들에게 부인과 엄마의 상태를 이해시키고 교육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특히 아이들의 경우 엄마에게 방치당하는 데에서 오는 분노와 상실감, 박탈감을 치료해주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남성전문 알코올중독병원을 운영하던 양 원장이 더 큰 규모의 여성알코올중독전문병원 'W진병원'을 개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W진병원은 200개 병상 규모로 지난 5월 경기도 부천시에 문을 열었다. 국내에 여성만 치료하는 알코올중독전문병원은 W진병원이 처음이다.
W진병원은 약물과 상담, 집단치료프로그램으로 환자들의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한편, 다양한 최신 기법을 동원해 트라우마 등 알코올중독을 일으킨 정신질환을 해결한다. 남편이 알코올중독을 '병'으로 인식해 치료를 도와주도록 교육하고, 상처받은 아이들은 미술상담치료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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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원장은 "여성들은 대부분 우울증이 원인이라 이 부분이 해결되면 알코올문제는 자연스럽게 치료된다"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