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의 장관 "기후 변화는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

이만의 장관 "기후 변화는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

대담=송기용 정경부장, 정리=김경환, 사진=이명근 기자
2011.01.31 07:40

[머투초대석]"기후변화가 배추파동 초래…녹색성장은 메가트렌드, 새로운 시장 열려"

"지난해 여름 배추파동이 발생했을 때 낙후된 농업행정과 유통체계, 심지어 4대강 공사로 농경지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비난이 제기 됐습니다. 하지만 배추파동과 농수산물 가격 급등은 모두 기후 변화가 일으킨 재앙입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30일 "여름 이상고온에 잦은 강수까지 겹쳐 고랭지 배추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공급이 줄어 배추 파동이 왔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해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처럼 기후변화는 재앙을 불러오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며 "과학적 경제적 능력을 키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꺼리고 있는데 대해 "자원부족과 기후변화 등 2가지 요인을 배제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면서 "이런 거대한 조류, 즉 메가트렌드에 기업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만의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3한4온'이 아닌 '3한4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하나?

▶온난화 결과로 지구가 조화, 균형을 잃어버리는 '실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북극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는 '북극진동' 현상으로 한반도가 강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온실가스를 줄여서 지구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산업화, 도시화에 앞선 선진국이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책임을 통감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에게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해 전 세계 차원의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도 한 대안이다.

- 과거에는 에어컨 사용이 급증했던 여름에 전력피크가 왔는데, 최근에는 이상한파로 겨울에도 전력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국가경제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좋은 예가 배추 파동이다. 배추는 25도 이상에서 자랄 수 없는데, 지난해의 경우 이상고온으로 고냉지에서도 25도가 넘었다. 게다가 8월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배추가 자리지 못했다. 결국 배추파동은 이상 기후가 불러온 피해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농업행정과 유통구조, 4대강사업 탓으로 잘못 알고 있다.

- 이정도면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기후변화는 현 세대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아열대화와 겨울 한파로 면역력 약한 병약자나 노인들이 많이 사망하고 있다. 먼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닥친 문제다. 도전에는 도전으로 응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등 국제 행사에 참석해 보면 과학적,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국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힘이 있는 국가는 기후변화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통해 국부를 늘리거나 일자리를 창출한다. 정부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국가온실가스정보센터 등을 세워 대응책을 찾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보급 등이 중요한 과제다. 국민들도 녹색제품이나 녹색서비스를 선택하는 녹색소비문화가 필요하다.

- 최근 삼성그룹이 녹색 매출 50조원 계획을 마련하는 등 기업들도 녹색경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녹색경제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적응하는 기업은 비전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퇴조 할 수밖에 없다. 녹색성장은 증권시장 등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 등 온실가스 규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없던 배출권 거래제로 경영을 압박한다고 반발할 수 있다. 하지만 녹색경제는 메가트렌드다. 자원난·기후변화 등 2대 환경요인을 배제하고 경영성과를 높이기 어렵다. 이런 흐름을 읽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배출권 거래제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 사실 한국이 세계에 '녹색성장'이란 화두를 처음으로 던졌다고 볼 수 있지 않나.

▶2008년 여름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접목시킨 '그린 뉴딜'로 평가받는 한국의 녹색성장은 발표 즉시 각국 정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세계 최초로 지난해 4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마련했고, 2009년부터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따른 107조원의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는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미 퍼스트 액션 투게더'(me first action together) 즉 내가 먼저 할 테니, 세계가 함께 경제·환경위기를 극복하자는 운동을 제안했는데, 4대강 살리기가 대표적인 '미 퍼스트' 사례다.

- 하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많다.

▶10~30대 젊은 층은 강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강이 갖고 있는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97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강은 물을 쓰는 사람들의 정성어린 관리에 의해 식수, 농업용수 기능을 유지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다목적댐, 농업용 중대규모 저수지, 호수 등이 만들어지면서 강은 잊혀 진 존재가 됐다. 홍수로 모래가 쌓여 강바닥이 부풀어 올랐고 비가 안 올 때는 물이 줄어 사행천으로 강의 형태가 바뀌었다. 퇴적토 위에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면서 습지가 형성됐다. 강을 모르는 사람들은 습지가 생명의 요람이라 생각하지만 원래 모습은 아니다. 4대강사업으로 깨끗한 물이 흐르는 본래 강의 모습을 찾아야 기후변화와 홍수에 대비할 수 있다.

- 4대강 사업이 언제쯤 결실을 볼까.

▶오는 5월이면 보 건설이나 준설이 대부분 마무리된다. 하반기부터는 수질개선 사업과 수생태 회복사업이 본격 시행된다. 보가 물을 가둬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저수지는 물을 고여 놓지만 보에서는 물이 흐른다. 여기에 폐수처리시설, 하수처리장, 인처리 시설 등이 설치되는 만큼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되면 좋은 물 비중이 75%에서 86%까지 올라갈 것이다. 4대강 사업의 본질은 기후변화 대책이다. 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마치면 차기 정부는 지천, 지류, 샛강, 연못까지 모두 다 살려내는 물길 살리기 운동을 해야 한다. 산이 푸르러야 하듯 물길은 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흘러야 한다.

-종교계까지 반대하니 일반 국민들의 걱정이 더 크다.

▶올 하반기, 확실하게는 내년 말이면 국민들이 직접 4대강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서 보고 물이 맑게 흐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구제역으로 300만 마리의 가축을 매몰했다.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좁은 지역에 이만큼 많은 가축을 일시에 매몰한 사례가 없다. 그런 만큼 앞으로 매몰이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어떤 피해를 일으킬지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축산물 폐기물이 유기체다 보니 부패하는 과정에서 침출수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매몰지역이 대부분 농촌인데, 우선 상수도 시설을 설치해 지하수를 음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응급대처에 나섰다. 앞으로 학계와 함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 노력을 기울이겠다. 우리의 경험과 사례가 다른 국가에 벤치마킹 사례가 되도록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축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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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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