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다 한국이 문제라고? 美 재무부 환율보고서 논란
미국 정부가 'G2'로 부상한 중국 대신 애꿎은 한국에 원화 평가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어 논란이 예고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도 이 같은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떨어진 1107.5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1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큰 폭의 환율 하락에는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지목한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 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재무부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원/달러 환율 낙폭이 커졌다"며 "미국이 한국에 원화 환율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원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배경에는 물가 상승을 우려한 정부의 용인과 양호한 펀더멘털이 있지만 미국 측의 원화 평가절상 압력 입김도 작용했다"며 "앞으로 환율 하락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와 환율 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원화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한국이 대대적으로(heavily) 외환 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원화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개입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났다"면서 "경제회복 강도와 외환 보유고, 경상수지 흑자폭 등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가 지금보다 환율 변동 폭을 키우고 개입을 덜 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들어오던 중국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G2 반열에 올라섬에 따라 더 이상 중국과는 불가피한 갈등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반기에 한 번씩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주요국 경제와 환율정책 보고서를 만든다.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 중국, 일본, 유로존, 영국,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했는데,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외환시장 개입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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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외환시장 상황을 지적한 것일 뿐 특별히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원화 평가절상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주장한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은 미국의 본격적인 평가절상 압력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 보고서가 이전보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을 상세하고 강도 높게 다룸에 따라 앞으로 외환당국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대응에다 미국의 평가절상 압력까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