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도입 후 4차례 연장, 올해 말 일몰기한 마감…재연장 될까
지난 1999년 시행된 이래 4차례 연장돼 온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올해 말 일몰 기한을 앞두고 또다시 폐지 논란에 휩싸였다.
급속도로 증가하는 국가부채를 우려하는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유일한 세금감면 수단인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폐지되는데 대해 근로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치권 일부에서 일몰 추가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공제 없어지면 직장인 40% 추가부담 =99년에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지난 2002년, 2005년, 2007년, 2010년에 각각 연장됐으며, 올 12월 31일에 소득공제 적용이 종료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가 추가 연장되지 않고 올해 말에 폐지된다면 직장인 가운데 40% 정도가 감세혜택을 상실해 내년부터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세청의 2009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에 따르면 전체 직장인 1425만 명 가운데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에 의한 세금삭감 혜택을 본 직장인은 568만 7000명으로 39.9%에 달했다. 이들이 받은 소득공제금액은 13조352억 원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이 제도가 폐지될 경우, 당장 2012년부터 근로자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소득세가 1조181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증세를 꾀하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증세 재원 마련을 위해 근로소득에 대한 신용카드공제 폐지부터 서두른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납세자연맹은 8일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반대(일몰연장 촉구) 사이버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유일한 세금감면 수단 없어지나? =정치권에서도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사라질 경우, 급여생활자들이 공제를 받을 만한 항목이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라며 일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 근로소득자의 체감 경기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근로소득자에 대한 조세 부담 경감은 계속돼야 한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없앤다면 세금 축소 신고가 다시 늘어나 국가 세수가 감소하고 재정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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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의원은 최근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2년간 연장해 시행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제도의 일몰 시한을 2011년 말에서 2013년 말까지로 2년 미루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총선 앞두고 공제 폐지 밀어붙일까?=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국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몰 연장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재정 확충과 세제 운영 합리화를 위해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일몰시키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올 연말에 일몰이 돌아오는 36개 조세 감면제도를 대폭 정비키로 했다. 특히 올해는 경제 위기도 벗어난 만큼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일몰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일몰이 돌아오는 법안은 연말에 한꺼번에 논의 하는 게 원칙"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폐지될 경우 예상되는 사회적인 반발을 고려하면 정부가 쉽게 일몰을 밀어붙이긴 어려운 상황이다.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유지하되, 혜택을 계속 축소하는 형태로 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는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소득 공제를 제공했고, 공제한도도 연간 300만 원으로 줄였다. 2009년 총급여액의 20% 초과분, 연간 500만 원 한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급여생활자의 경우, 사실상 보험료과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전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 계속 연장해 온 전력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폐지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