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15세기 이탈리아 천재화가 마사치오(Masaccio)는 진정한 이탈리아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사치오는 피렌체 브랑카치 가문의 후원으로 예배당 장식에 쓰일 '성전세(세금을 내는 예수)'를 그렸다. 성 베드로의 일생을 다룬 그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작품의 바탕이 된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가 가버나움을 찾았을 때 로마인 관리가 당시 성인 남성들에게 부과되던 성전세를 요구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아들이자 성전의 주인인 예수가 세금을 내는 데 반발했지만, 예수의 지시로 베드로가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입 안에 있던 동전을 꺼내 세금을 치렀다.
이 작품은 로마교황에 대한 시민들의 '납세의 의무'를 설득하기 위해 브랑카치 가문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세의무에는 예외가 없다는 점을 예수의 일화를 들어 강조한 셈이다.
정부가 조세평등원칙 하에 오랫동안 논란거리로 묵혀 왔던 종교인 과세를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종교인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나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그 첫 걸음으로 조만간 종교인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과세 때 예상되는 변화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종교인 과세 문제는 지난 2006년 국세청이 당시 재정경제부에 종교인 과세가능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면서 논란이 촉발됐지만 찬반 의견이 복잡하게 얽혀 진전되지 못했다.
박 장관도 "종교인 과세는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시간을 갖고 의견을 모아보겠다는 정도였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교인 과세를 둘러싸고 그동안 종교인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납세에 참여해 왔지만 납세를 의무화하는 것을 두고는 거부감을 내비쳐왔다. 노동의 대가로 받는 월급에 징수하는 근로소득세 형태의 과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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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론은 과세 방식을 차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세평등원칙에 따라 종교인도 납세 의무를 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승려 도박사건 등으로 종교계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종교인들도 여론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8월 초로 예정된 세법개정안 발표시점까지 종교계의 다양한 입장을 듣고 조율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이번을 넘기면 또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지지부진 시간만 끌어 온 종교인 과세에 대한 결론이 내려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