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죠. 고졸 파이팅!"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죠. 고졸 파이팅!"

신희은 기자
2012.07.19 18:40

[고졸채용 박람회]박효남 밀레니엄서울힐튼 쉐프의 '꿈 이야기'

"18살에 요리를 시작해 23년 만에 40대 총주방장이 됐어요. 올해로 요리경력 34년인데 처음엔 저도 여러분과 똑같았죠.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

박효남 밀레니엄서울힐튼 조리부 상무(사진)가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2012 열린 고용 채용박람회' 열린모의면접관을 찾아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80여 명을 만났다.

박 상무는 현장을 방문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중학교 졸업장이 전부인 호텔 주방보조에서 글로벌 체인호텔의 총주방장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전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 상무는 1978년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8살의 나이에 요리학원에 등록, 원장의 소개로 하얏트호텔 주방보조로 취직해 일하면서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주방에서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주말에 방송통신고를 다니고 영어를 배우는 등 학업을 이어갔다.

요리사가 된 이후 1983년 힐튼호텔 창립멤버에 합류하면서 당시 총주방장이었던 오스트리아인 요셉 하우스버거씨를 만나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2001년 210여 개 힐튼호텔 최초로 한국인 총주방장에 오른 손꼽히는 실력파 요리사가 됐다.

박 상무는 "강원도 고성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중학교 1학년 때 서울에 올라와 연탄가게를 하시는 부모님을 도와 연탄을 날랐다"며 "그때 육체노동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요리사로 성공해 호강시켜 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이어 "하얏트호텔 주방보조 인터뷰를 볼 때도 영어가 안 돼 통역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입사를 했다"며 "주방장이 첫 월급으로 얼마나 줄까 하고 물었는데 부모님께 갖다 드리고 생활비를 할 생각으로 2만 원을 이야기했는데 3만 원을 주더라"고 말했다.

주방보조로 일하면서 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스스로 요리를 선택했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지 않았다는 박 상무의 말에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을 메모장에 받아 적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박 상무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더라도 더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고 작은 것 하나라도 배우려고 노력했다"며 "감자를 깎고 주방을 쓸고 닦는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선배, 동료들이 보기에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말을 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요리사로서 혀를 단련하기 위해 술, 담배를 일절 하지 않는다는 박 상무는 아직도 18살 시절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박 상무는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하면서 교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학교를 가는 친구들을 보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두고 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며 "여러분들은 남들보다 2~4년 일찍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현장에서 박 상무를 만난 임지연양(아현산업정보고 제과제빵과 3학년)은 "저희들이 대학에 가는 친구들보다 먼저 취업을 하게 되는데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