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만금 '원점 검토' 왜? "특별법 말곤 된 게 없다"

[단독]새만금 '원점 검토' 왜? "특별법 말곤 된 게 없다"

세종=우경희 기자
2013.02.05 05:52

정권 초 새만금 투자확대 어려워...특별법 특별회계 재원마련도 과제

정부가 새만금사업 용지배분 조정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복지를 위한 세입증대, 세출감소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권 초 새만금에 대한 투자확대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단 자구노력을 전개하자는 목소리가 관계부처 내에서 높아진 것이다.

새만금 관련부처 한 관계자는 "복지예산을 늘리면 SOC(사회간접자본)투자는 줄어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농지는 별도로 마련된 기금이 있어 정부사정과 관계없이 조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지 별도예산 편성, 산업용지로 전환도 용이

국회는 최근 새만금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개발 전담기구인 새만금개발청 설치, 새만금특별회계 설치가 주요 내용이다. 지자체의 숙원인 매립지 분양가 인하를 위한 국비지원 확대도 포함됐다.

그러나 핵심인 특별회계는 '신설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만 마련됐을 뿐 어떤 방식으로 예산을 확보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인수위는 '지출축소'를 외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결국 기업 유치를 통한 산업단지 분양 외에는 마땅한 수입원이 없다.

반면 새만금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관리기금이라는 별도회계가 조성돼 올해 약 25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새만금개발청이 국토부 산하로 신설된다 해도 농지기금 등은 별도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농지 확대가 해법으로 떠오른 것은 이와 같은 배경 때문이다. 농지는 조성비용이 저렴하다는 매력도 있다. 관계기관은 새만금 내 산업단지 조성비용이 3.3㎡(평)당 30만~40만 원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같은 면적의 농지 조성비용은 3만 원선이다.

농지로 사용하다가 추후 산업단지로의 전용도 쉽다. 복토를 통해 흙을 높이기만 하면 바로 산업단지로 활용할 수 있다. 유관기관 관계자는 "농지로 활용 후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서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3.3㎡당 분양가 50만원대의 공장부지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분양가 50만원은 전북도가 민간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적정 분양가로 밝힌 수준이다. 전북도는 현재 3.3㎡당 70만원선인 분양가를 50만원 미만으로 낮추기 위한 국비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기업 기다리다 지쳐..카지노도 언감생심"

새만금산업단지가 본격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이다. 만 4년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은 약 4000억원을 들여 집단에너지발전소를 짓기로 한 OCI 하나뿐이다.

그나마도 지난해 말 OCI의 주력사업인 에너지사업이 불황을 겪으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OCI는 지난해 말 이 사업을 위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는 그린에너지 관련설비 투자를 위한 부지 확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그러나 2021년 착공 예정인데다, 각서 외에 착공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어서 실투자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또 당시 국무총리실이 MOU를 주도했다는 점도 추진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새만금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됐던 외국인 카지노 역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밑그림은 그리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내놓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아직 투자를 검토하는 주체는 없다.

관계부처 한 관계자는 "야미도와 신시도 구간에 조성될 메가리조트에 카지노 유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선뜻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없다"며 "10년 이상 장기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기업들도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또 사업개편? 사업지연 우려"

새만금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자체는 농지비율 조정과 관련해 "아직 관계부처들과 공동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만약 새만금 사업내용이 수정된다면 사업 일정이 재차 늦춰질 것에 대한 우려는 감추지 않았다.

전북도청 한 관계자는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최근 언급한 바와 같이 마스터플랜의 변화가 없는 이상 도 차원에서 농지비율 확대에 대해 검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내용이 수정된다면 사업이 크게 늦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회의적인 입장이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농지를 만들자고 간척했다면 효율 면에서 대단히 떨어지는 일"이라며 "농업용지를 늘리고 농업법인을 세운다고 해서 과연 지역 농업이 발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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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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