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 먹는 '처녀섬'?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는…

稅 먹는 '처녀섬'?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는…

이슈팀 조성진 기자
2013.04.06 18:13

美워싱턴 '국제탐사언론인협회', 돈세탁 인사 명단공개에 관심 커져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국기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국기

"버진아일랜드에 불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사람들을 철저히 찾아내서 엄벌하고, 그 재산을 몰수해야한다. 반국가사범으로 다스려야한다"(박찬종 변호사 트위터)

버진아일랜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리브해의 작은 섬', '사탕수수', '조세피난처', '12만 개의 페이퍼컴퍼니'. 도무지 서로 어울리지 않지만 이 단어들은 모두 버진아일랜드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들이다.

버진아일랜드는 서인도제도 동쪽 끝에 있는 약 80여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령과 미국령으로 나뉘는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는 푸에르토리코의 동쪽에 위치한 36개 섬을 이른다.

대서양과 카리브 해, 파나마 운하를 잇는 최단 코스인 아네가다 해협과 가까워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2만여명의 주민 중 약 80%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의 자손들이며 사탕수수나 채소, 과일 등을 주로 수출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카리브해 섬나라가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섬나라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상속세가 없다. 버진아일랜드가 세계적 '조세 피난처'로 손꼽히는 이유다.

조세피난처란 발생소득의 전부 혹은 상당 부분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곳으로, 외환거래 등 금융거래의 전반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된다. 따라서 전 세계 갑부들의 탈세나 돈세탁이 이런 조세피난처에서 이루어진다.

이들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즉 유령회사를 차리거나 이들과 거래하는 것처럼 꾸민다. 버진아일랜드에만 약 12만개의 페이퍼컴퍼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한명 당 여섯 개의 회사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더 이상 버진아일랜드가 세계 부호들의 안전한 '조세 천국'이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4일 미국 워싱턴의 국제탐사언론인협회(ICIJ)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조세피난처에서 돈세탁을 해온 유명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세 회피자 명단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명단에는 세계 각국 대통령의 친인척과 재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ICJI가 일부 공개한 명단에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재정을 관리하던 장 자크 아우기어,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이자 정치인인 딸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이고르 슈바로프 러시아 부총리의 아내 올가 슈바로프 등이 포함됐다.

영국신문 '가디언'은 ICJI의 자료를 인용하여,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재산이 무려 32조 달러(약 3경5968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했던 그리스의 채무가 3460억 유로(약 500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한편, 국세청은 ICJI가 입수한 명단에 한국인도 포함돼 있을 경우 재산 형성과정과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간 돈의 경로 등을 확인하고 탈루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하게 추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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