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예금 숨통도 조인다…만들기만 해도 과세

차명예금 숨통도 조인다…만들기만 해도 과세

김세관 기자
2013.04.16 05:25

[지하경제 숨바꼭질-당국의 무기①]차명예금 과세

[편집자주]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정부가 동원 가능한 모든 무기를 꺼내들었다. 국세청은 향후 5년 간 세입예산 외에 약 28조 원의 추가 세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탈세와 절세를 오가던 거액 자산가들로선 피를 말리는 숨바꼭질이 시작된 셈이다.

부동산실명제법과 달리 금융실명제법에는 차명계좌를 개설하거나 명의를 빌려준 사람을 처벌하는 근거가 미약하다.

이에 따라 합의를 통한 차명계좌 개설을 사실상 허용하는 현행 금융실명제법이 대재산가와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부족하나마 차명계좌에 대한 제제가 강화된다. 금융실명제법 상의 처벌 수위는 여전히 느슨하지만 상속·증여세법이 이들에게 과세철퇴를 내릴 수 있도록 개정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상속·증여세법에 "차명계좌 재산은 명의자가 취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문구가 신설됐다. 차명계좌 증여세 과세 기준이 '차명 자금을 명의자가 빼서 쓴 경우'에서 '차명 자금을 보유한 시점'으로 변경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차명계좌 예금을 인출해 부동산을 취득했을 경우에만 증여로 인정됐다.

그러나 새로운 문구의 추가로 차명계좌 예금을 실 소유자가 자신의 것으로 소명해야 하고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무조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물론 예금이기 때문에 과세시점은 면밀히 더 살펴봐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금은 부동산과 달리 돈이 들어왔다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차명계좌를 적발했을 경우의 과세 시점을 곧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부과제척기간은 미신고 증여세 기준이 적용돼 15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명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확대(연 4000만 원→2000만 원)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차명계좌 개설자들은 대부분 거액의 소득이나 재산을 과세표준에 노출시키기 않으려는 대재산가와 고소득 자영업자들이다.

차명계좌에 대한 소명을 끝내더라도 자신의 금융 자산이 올라가게 되고 결국 금융소득과세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차명계좌에 대한 그물망이 과거에 비해 촘촘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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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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