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1부동산대책과 지방재정

[기고]4.1부동산대책과 지방재정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상수 연구위원
2013.04.25 05:38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정부는 상당한 돈을 투입해 주택시장의 조기회복을 도모하고 하우스·렌트푸어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4.1부동산대책의 핵심 정책수단은 세제지원이다. 생애최초구입자가 구입한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면제되고, 일정요건을 갖춘 임대주택과 임대주택 리츠에 대해서도 취득세 면제와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부여된다. 4.1부동산대책은 주택경기 회복에 도움을 주겠지만 지방재정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방재정과 지방세의 근간인 취득세와 재산세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무상보육이 확대 시행되면서 지자체는 재원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만 0~5세 아동의 무상보육을 위해 지자체가 확보해야 할 예산은 3조 6000억원이지만, 재원 부족 금액은 76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보육대란’이 하반기에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 확대로 지출은 증가한 반면, 주택거래 부진, 취득세 감세 정책 등으로 자체수입이 줄어들면서 지자체의 재정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2008년 53.9%를 기록한 이후 2010년 52.2%, 올해 51.1%로 낮아졌다. 자치단체장이 지역특성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도 얼마 되지 않는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가용재원이 차치하는 비중은 8.7%(2012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복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4.1 부동산대책으로 지방세까지 줄어들면 지자체의 재정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번 4.1부동산대책에 맞서 지자체가 정상적인 재정운영을 할 수 있으려면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소분을 모두 보전해주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2011년 이후 취득세 감면정책을 실시하는 경우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세수 감소분을 보전해주었다. 중앙정부 결정으로 발생한 재원 감소분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보전해준다는 원칙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4.1대책에는 취득세뿐만 아니라 재산세도 포함되고, 세제지원 대상 및 기간 등도 다양해지면서 과거 대책과 달리 지방세 보전 대상이 확대됐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결정에 의한 세제 지원이라는 점에선 이전 부동산대책과 별반 다를 게 없다. 2011년 이후 정부는 매년 한시적 취득세 감면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시적 취득세 감면정책 종료 이후 주택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이제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대신,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부동산세제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 보유세는 거래세에 비해 경제주체의 행동에 미치는 왜곡효과가 작다. 또한 보유세를 높임으로써 복지 재원을 마련하고 지방재정의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금 중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다. 미국(100%), 일본(87.3%), 독일(69.2%) 등 선진국은 보유세 비중이 높다. 보유세 현실화는 건물을 대상으로 먼저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동안 ‘높은 거래세, 낮은 보유세’로 인해 건물은 주택에 비해 부동산 세부담이 더 작았다. 거래가 빈번한 주택은 거래세는 많고 보유세는 작은 반면, 거래가 빈번하지 않은 건물은 거래세와 보유세 부담이 모두 낮았다. 과표현실화 등을 통해 건물에 대해 가치에 비례하는 조세 부담이 이루어지도록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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