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통합지대', 화해와 미래의 디딤돌

'동서통합지대', 화해와 미래의 디딤돌

서태성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3.04.30 10:27

[기고]

우리나라를 일컬어 금수강산이라 한다. 지역마다 고을마다 산과 들, 강과 바다 어딜 가나 다양하고 절제된 아름다운 국토가 펼쳐진다. 우리가 오랜 세월 대대로 살아온 고장의 모습은 지역민의 삶에 녹아 말과 관습에 차이를 만들었다.

이것이 전통이 돼 지역마다 다채로운 문화와 산업을 펼쳐내고 있다. 이런 문화적 전통은 지역민의 그리움이자 자랑이다. 그래서 고향의 체취가 풍기는 사람끼리는 가까이 하게 된다. 힘이 되기 때문이다. 또 자랑은 자주 경쟁심을 유발한다. 문화적 다양성과 경쟁심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런데 근대화와 고도성장시대를 거치면서 경쟁이 압축되어 심화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적 생리가 편승하면서 고향을 건 편 가르기가 표출됐다. 인재등용, 지역개발, 국가지원사업유치 등 사회적, 경제적 분야에서 불필요하게 심화된 경쟁과 갈등은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특히 동서간 갈등은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간 분열현상으로 국민 대다수가 타파해야하는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마침 박근혜 정부에서도 동서통합지대 조성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동서지역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동안의 갈등과 대립에서 화해하고 서로간의 문화와 전통을 인정하며 학문과 과학기술을 공유하고 상호 활용함으로써 갈등의 낭비적 에너지를 화합의 발전 시너지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사회적 노력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상징적 지역이 '동서통합지대'다. 동서가 접한 지역 중 성장 잠재력이 높고, 주민간 협력의 가시적 성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곳을 정해, 지역간에 스킨십을 촉진하여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 초점이다.

다행히도 이 지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 강, 바다의 아름다운 자원을 품고 있다. 서화(書畵)와 소리문화가 발달하고 해물과 녹차 등 특산물로 유명하다. 또 광양제철, 여수중화학단지, 나로도우주센터, 사천 항공산업단지 등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첨단산업지대다.

광양항과 여수공항, 사천공항, KTX 등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다. 이밖에도 전남대(여수), 순천대와 진주 경상대 등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인재육성을 위한 기반도 탄탄하다. 때문에 이 지역에는 이미 많은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구가 감소하는 등 성장의 추진력이 떨어지는 형국이다. 따라서 지역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사업의 추진이 당면한 과제다. 동서통합지대 조성사업의 신속한 추진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종래와 같은 대규모개발계획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미 수립된 일부 개발계획의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동서통합지대 사업은 지역민의 협력과 창의성이 강조되는 소프트 파워와 프로세스를 중시해야 한다. 지역의 산업계, 문화계 그리고 학계와 행정관청의 네트워크형성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지역이 갖고 있는 과학기술, 문화예술성, 전통산업 등을 활용한 창조적 사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통합지대조성 사업은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그 추진의 몫은 중앙정부의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지방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콘텐츠의 사업을 좀 더 정밀하게 구상해서 추진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이 시점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추진해 가는 동서통합지대 조성이 최근 선진국에서 널리 일고 있는 창조도시 만들기가 아닐까 한다. 동서통합지대가 성공적으로 조성돼 미래 국토발전의 새로운 전형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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