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축소 방침을 정한 가운데 R&D 관련 세제 지원 수위도 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세출구조조정 흐름에 맞춰 조세 지원도 중소·중견기업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엔 예산 등 직접 지원을, 대기업엔 조세 지원으로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7일 기획재정부와 조세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R&D 예산은 14조9000억원 규모다. 정부 예산의 5.3% 수준이다. 비중을 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높다. 대기업 비중이 42%, 중소기업 비중이 58% 쯤 된다. 하지만 2002년 이후 중소기업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가 '2014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대기업에 대한 R&D 예산 축소 방침을 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기업이 현금을 내부 유보로 쌓아놓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대한 R&D 예산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의 역할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R&D 예산뿐 아니라 R&D 관련 세제 지원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R&D에 대한 정부지원' 보고서에서 2011년 기준 R&D 관련 조세 지원 규모는 2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2009년 대비 35%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중 대기업 비중은 60%다. R&D 예산과 비교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중이 반대다. R&D 관련 세제 지원이 중소기업에 더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세제가 오히려 중소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전체 R&D 비용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74%)이나 법인세중 대기업 비중(82%)과 비교하면 세제 지원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부가 예산 대신 대기업의 자발적 R&D 투자 확대로 방향을 잡았다면 이를 위한 인센티브로 세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학수 연구위원도 "R&D에 투입할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R&D예산 등 직접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대기업의 경우 자체 부담한 R&D 활동에 맞춰 세액공제를 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