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논란은 수그러들었고, 하반기엔 QE죠."
선진국의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 축소 움직임이 하반기 우리경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정부 당국자의 말이다.
실제 '연말 엔/달러 120엔, 150엔' 등의 전망이 나온 게 엊그제 같지만 지금은 100엔을 밑돈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심상찮다. 신흥국 채권 시장 불안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의 최대 변수를 대외여건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QE가 키워드= 선진국의 양적 완화는 새삼스럽지 않다. 출구전략 가능성도 여러 차례 시사된 바 있다. 그런데도 지난달부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본격화됐다.
두 주역은 아베노믹스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이다. 아베노믹스가 주춤하자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버냉키 의장이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의회 합동 경제위원회에 출석, '자산매입 축소(tapering)'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 유동성 파티의 끝이 예고되자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문제는 출구전략 시기와 속도 등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의) 속도와 정도, 그에따른 여파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불안불안 '금융시장'=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최대 변수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이라고 설명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부동산 대책 등으로 대내 경제 여건은 정비한 반면 대외 여건은 그럴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른 관계자는 "상반기 엔저 등으로 고민했다면 이젠 진짜 거센 파도를 걱정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시사 이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채권금리가 100bp 이상 뛴 나라가 적잖다. 브라질·러시아·인도 등 신흥국이 그 중심에 있다.
우리나라는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불안은 내재돼 있다. 외국인이 워낙 많은 채권을 사들였던 만큼 일시에 팔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기업의 경우 외화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경제주체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점검 또 점검…국제공조= 그렇다고 직접적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 일부 신흥국처럼 시장이 흔들리지 않았고 자본 유출 흐름도 아직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 지표를 보면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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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미 24시간 금융시장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를토대로 국제금융시장을 점검하면서 대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국제공조에 힘을 쏟는다. 기재부와 한은은 7월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한국의 의견을 전달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일 수 있다"며 "단기간에 끝날 이슈가 아닌 만큼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