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충격이 이틀째 이어진 21일 정부는 담담했다. 정부 당국자는 "단기적 충격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급락, 환율 급등 등도 아직은 지켜볼 만한 수준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이 시장 안정 메시지를 던지는 정도의 액션을 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차 고비는 주말이다. 충격이 다음 주로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 강화는 물론 외화유동성 관리 등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 부총리 "필요시 즉시 대응"…개입 시사=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 원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연이틀 이어졌다. 그러자 정부도 몸을 움직였다. "미국 경제 회복의 신호"와 별개로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선 심리 안정 조치를 취했다. 현 부총리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국내외 금융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필요시 즉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도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21일) 저녁 뉴욕증시 상황 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24일께 (시장 안정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 점검…주말 고비= 정부가 상황별 대응을 예고했지만 당장은 아니다. 주말을 전후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점검이 우선이다. 이날 저녁 뉴욕 시장 등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봐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23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원식 한국은행부총재,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회의 의제는 시장 동향 점검이지만 상황별 대응 계획에 대한 점검도 병행된다. 다음주초 개장부터 시장이 혼란하면 시나리오에 따른 액션을 취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인 셈이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불안감이 큰 과도기엔 당국이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거시 안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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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별 대응 계획은?= 구체적 대응 계획과 관련 정부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거론됐던 대책이 우선 검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외환건전성 부담금·선물환포지시션 한도·외국인채권투자 과세 환원 등을 칭하는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마련된 만큼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 선물환 포지션의 한도나 외환건전성부담금의 요율을 조정할 수 있다.
드러낼 수는 없지만 변동폭과 속도 조절 등을 고려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회사 등의 외화유동성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은 물론 금융회사의 외화유동성이 안정적인 만큼 추가 대책은 이르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국조 공조를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한 대응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출구전략이 질서있게 진행되는 게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이라며 "국제회의 등에서 출구전략과 관련된 논의를 함께하며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주요 선진국과 통화 스와프를 확대해 시장 안정 연결 고리를 이어가는 것도 복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