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거칠게 장기 한 판 두다 쓰러질 판"

"중국과 거칠게 장기 한 판 두다 쓰러질 판"

김평화 기자, 정진우
2013.07.08 13:28

[인터뷰]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FTA 6차협상 두달 뒤 1단계 타결목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5일 오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5일 오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라는 게 기싸움 하고 소리 지르고 분위기가 삭막합니다. 그게 딱 끝나고 나면 '허…' 하고 앓아눕게 되죠. 제가 지난 5월 하얼빈에서 열린 협상때 그랬고 이번 6차 협상땐 수석대표로 나선 김영무 국장도 지금 앓아누웠죠. 그렇게 되는 게 정상이라고 합니다."

지난 2~4일 부산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에서 우리측 대표를 맡은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의 말이다. 우 실장은 지난 4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한·중FTA 5차 협상에선 수석대표도 맡았다.

지난 5일 오후 정부과청청사 산업부 6층 사무실에서 만난 우 실장은 이번 FTA처럼 양자 간 FTA를 '장기'에 비유했다. 그야말로 성동격서(聲東擊西)식이란 얘기다. 반면 다자간 협상은 바둑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양자간 협상은 여러 분야 이슈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고 또 공격이 들어오면 곧바로 반격해야 한다"며 "기싸움이 상당한데 중국과 거칠게 장기 한판 두다 쓰러질 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사실 이번 6차 협상에 대한 기대는 컸다. 협상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양국 정상들이 만나 '높은 수준의 FTA'를 언급해서다. 일각에선 1단계 협상 타결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여전히 양측 입장차는 컸다.

우 실장은 "협상 첫날 양측이 기싸움을 하면서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며 "양측 모두 성과를 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부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들이 만나 협상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주변의 기대가 컸고 뭔가 결과를 기다리는 언론들의 반응도 봤다"며 "정상회담에 얽매여 억지로 결과물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봤고, 우린 우리 속도를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첫날인 지난 2일 오전 개시협상은 2시간 정도 걸렸다. 양측 협상 대표가 앞에 나서고 그 뒤로 각각 70~80명 정도 되는 양측 대표단이 병풍처럼 둘러쌌다. 150여 명 앞에서 협상 대표 2명의 '일기토'가 벌어진 것. 우 실장은 "직원들이 써온 자료를 다 읽으니까 3분이 지났다. 중간에 메모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1시간 57분을 혼자 버텨야 했다"며 협상 당시를 회상했다.

협상 대표가 상대방에 눌리지 않고 공격해야 분과별 협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국장, 과장급이 맡는 분과장들이 기세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우 실장은 "분과장들이 개별 협상에서 '우리 대표가 말한 것처럼…' 이런 식으로 말한다. 기를 받아 협상하기 때문에 대표 협상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우 실장은 6차 협상 결과에 대해 "1단계 타결 합의를 보진 못했지만 진도는 꽤 나갔다. 상당한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일부 언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실패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분야에서 양측은 자유화 수준을 비롯한 상품 모델리티(Modality, 기본지침)에서 높은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서비스와 투자,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지적재산권 분야에선 각각 작업반 회의를 열고 모델리티 문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거나 이견을 좁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실제 양측은 그간 협정 대상 및 범위 포함 여부에 이견이 있었던 경쟁과 투명성, SPS, TBT, 전자상거래, 환경, 산업 협력, 농수산 협력, 정부조달 등 9개 분야를 협정 대상 및 범위에 포함시켰다.

우 실장은 오는 9월 열릴 제7차 협상에선 '1단계 타결'이 목표다. 우 실장은 "7차 협상에선 공세적인 이익은 최대한 살리고, 민감한 분야는 최대한 보호해 국익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서비스와 지재권 분야도 거의 협상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7차 협상에선)경제협력 등 다른 분야의 진도도 빠르게 나가서 구체적인 문서를 교환하는 단계까지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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