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8초전' 엔진 제대로 작동했나

'착륙 8초전' 엔진 제대로 작동했나

세종=김지산 기자
2013.07.09 17:43

[아시아나 美 사고] "복항 시도 위해 엔진출력 높여"

'충돌 직전 8초전 미스터리'가 아시아나항공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8초 사이 비정상적으로 느린 속도와 낮은 고도가 기체 결함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종국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이사는 "조종사가 사전에 세팅한 속도에 맞춰 운항하게 해주는 '오토스로틀(auto-throttle)'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착륙 직전 속도가 권장 수준을 훨씬 밑돌았던 이유가 오토스로틀 결함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안정 고도를 유지하지 못했고 활주로에 닿기도 전에 방파제에 꼬리를 부딪친 게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발표한 사고기 음성파일에 따르면 사고기는 충돌 82초 전, 고도 1600피트(490m) 상공에서 자동비행장치(오토파일롯)를 해제했다. 73초전에는 1500피트(460m) 170노트(315km/h), 59초 전 1000피트(300m) 159노트(294km/h)였다.

이상 징후는 충돌 34초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500피트(150m) 상공에서 속도가 오토스로틀에 설정해놓은 137노트(253km/h)를 밑도는 134노트(248km/h)에 불과했다.

조종사가 오토스로틀 작동을 정지시키지 않는 한 항공기 속도가 설정속도보다 낮아지지 않는다. 박 이사는 "기장들이 악천후시 오토스로틀 고장에 대비하기 위해 자력으로 착륙을 하는 때가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착륙 직전 8초 사이 엔진이 제대로 작동됐는지도 의문이다. 충돌 34초 전부터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자 이강국 기장은 충돌 8초 전 엔진 출력을 높여 복항을 시도했다. 이때 속도는 112노트(207km/h). 착륙 적합속도 137노트(253km/h)에 현저히 못 미친다. 1초 뒤 조종실에서 '속도를 높이라'는 외침이 나왔다.

그러나 속도는 더 낮아져 충돌 3초 전 항공기 속도는 103노트(190km/h), 엔진 출력은 50%였다. 이때 엔진 파워가 증가하고 있었으며 충돌 당시 속도는 106노트(196km/h)였다.

NTSB는 충돌 1.5초 전 재상승을 시도했다고 했다. 그러나 조종사가 8초 전 엔진 출력을 높인 건 추력증가를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NTSB 설명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다시 말해 8초에서 3초 사이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장이 충돌 8초를 앞두고 대응에 나선 건 이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을 거라는 게 조종사 다수의 의견이다.

B777을 조종하는 한 항공사 기장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경비행기가 많아 여타 공항들보다 높은 고도에서 급강하 해 활주로에 접근한다"며 "통상 속도보다 느렸다고 해도 고도를 의식했을 것이고 8초 이내에 고도 조정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국 이사는 "8초면 조종사가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라며 "조종간에 있던 조종사 2명에 더해 뒷자리에 있던 교대 조종사 2명까지, 모두 4명의 조종사가 사고위기 상황을 그저 보고만 있었을 거라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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