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스로틀 작동위치 있었다" 기체결함 가능성

"오토스로틀 작동위치 있었다" 기체결함 가능성

샌프란시스코=유병률, 세종=김지산 기자, , 유현정
2013.07.10 17:06

[아시아나 美 사고]속도유지 장치 오작동이 충돌 이어졌나

B777 조종실 내부
B777 조종실 내부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조종사들이 사고 이전부터 항공기가 적정 속도에 맞춰 운행하도록 하는 오토스로틀(auto-throttle) 기능을 작동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토스로틀 오작동으로 항공기 속도가 느려져 결국 충돌로 이어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우리 조사관들이 사고기를 현장조사 한 결과 오토스로틀 스위치가 암드 포지션(Armed Position)에 놓여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토스로틀이 'Arm' 위치에 놓여 있었다는 것은 '켜짐(On)' 상태를 말한다. 오토스로틀은 적정 속도를 설정해놓으면 알아서 속도를 유지해주게끔 하는 장치다. 오토스로틀을 작동 상태에 놓았음에도 속도가 느려 사고가 났다면 기계적 결함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오토스로틀 오작동 가능성은 데버라 허스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의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도 부분 암시됐다. 허스먼 위원장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들은 착륙 준비를 하면서 오토스로틀에 적정 속도인 137노트(254km/h)에 맞췄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NTSB에 진술했다.

사고기는 충돌 3초 전 103노트(190km/h)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조종사들은 충돌 8초 전 위험을 인지하고 엔진 출력을 높이려 했지만 속도는 계속 낮아졌다. 결국 3초 전에 이르러서야 엔진이 반응했지만 충돌을 막을 수 없었다. 충돌 당시 속도는 106노트(196km/h).

충돌 3초 전까지 5초간 엔진 출력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정황도 주요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스만 위원장은 "조종사들이 500피트 고도에서 오토스로틀에 설정한 속도대로 기체가 날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속력을 다시 높이고자 했다고 진술했다"며 "오토스로틀 관련, 조종사들의 진술에 대해 확인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토스로틀의 오작동 가능성은 다수의 조종사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박종국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이사는 전날 "조종사가 사전에 세팅한 속도에 맞춰 운항하게 해주는 오토스로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B777기를 조종하는 대한항공의 김 모 기장은 "항공사 규정상 오토스로틀을 작동시키지 않고는 운항에 나설 수 없으며 이런 시도를 하는 조종사는 세상에 없다"고 말했다.

오토스로틀의 기계적 결함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사고 원인 조사는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종사 과실이 부각됐지만 초점은 오토스로틀 오작동 여부로 옮겨갈 전망이다.

이는 또 제작사(보잉) 제작 결함 또는 운항사(아시아나항공) 정비부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정호 실장은 "오토스로틀 스위치 포지션만 가지고 기계적 결함을 판단하기 이르다"며 "블랙박스와 대조해봐야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활주로 진입 유도시설 오류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기착륙시설(ILS)은 방위각시설(LLZ), 활공각시설(GP), 거리측정시설(DME) 등으로 구성된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활공각시설이 고장난 상태다. 활공각시설은 항공기가 지면과 3도 각도로 활주로에 진입하도록 돕는 장비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활공각시설 고장으로 진입각지시등(Papi)을 운영 중이다. 4개로 이뤄진 지시등은 항공기가 정상각도(3도)에 진입하면 조종사 시야에 각각 2개씩 빨간색 등과 흰색 등이 보인다. 각도가 클수록 흰색 등이 많이 보이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빨간색 등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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