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양금덕 할머니 국감장 출석해 정부 성토

"국회의원들 앞에서 얘기하라는 말에 잠을 설치고 왔습니다."
14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백발의 노파가 증인석에 앉았다. "눈물로 68년을 지냈지만 누구도 말 한마디 전화 한 통 없었는데 이렇게 불러줘 눈물만 난다"는 그는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4년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항공기공장에 근로정신대로 강제동원됐던 양금덕(84) 할머니다.
양 할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어느날 선생님과 일본 순사가 함께 들어와 "일본에 가서 일하면 중학교도 보내주고 월급도 주고 6개월에 한 번씩 집에도 보내준다"고 해 가면 죽는다는 아버지 몰래 도장을 훔쳐서 학교에 갔다"며 "아버지 말씀이 맘에 걸려 못찍겠다고 했더니 부모님을 경찰서로 끌고간다고 협박해 얼른 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일본에 건너간 양 할머니는 지옥을 경험했다. 나고야 공장으로 끌려와 맨손으로 시너를 이용해 항공기 부품을 닦아야 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면서 저녁 한 끼, 그나마도 한줌 밥과 감자 하나, 단무지 두 개로 6개월을 연명했다. 양 할머니 뿐만이 아니었다. 나주와 목포, 광주, 순천, 여수 등에서 138명이 끌려왔다.
양 할머니는 "잘 못하면 구둣발로 차고 뺨을 때렸다. 의원님들은 자기 누나나 어머니가 이런일을 당했다고 하면 벌써 (문제를) 해결했을 텐데 정부에서는 말 한마디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근로정신대에 대해서는 2012년 5월 대법원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이유로 개인의 배상청구권을 제약할 수 없다', 올 7월 서울고법의 '신일본제철 빙용피해 4명 1억씩 배상', 부산고법의 '미쓰비시중공업 징용피해 5명에게 8000만원 배상' 등 배상하라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강기정 의원(민주당)은 "독일정부가 기업책임 미래기금을 설치한 것 처럼 우리도 재단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포스코가 100억원을 내겠다고 하는데 왜 안하느냐"고 지적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보면서 정부부처 내 입장을 다시 점검하고 조율하도록 하겠다"며 "재단설립은 주무부처 안행부에서 설립 추진하고 있으며 올 연말에는 재단설립허가가 나고 재단이 발족한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