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전보건공단, 건설현장 안전체험관… 최근 5년간 17만명 다녀가

'윙~ 철컥'
몸을 감싼 안전체인이 빠르게 움직였다. 90kg이 넘는 기자의 육중한(?) 몸은 지상에서 2m가량 위로 끌어 올려졌다.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낄 찰라 갑자기 땅바닥 가까이 수직 낙하했다. 바닥에 닫기 직전 멈췄다. 숨이 멎을듯한 공포감이 온몸에 느껴졌다. 안전장치가 기자를 살렸다.
옆에 있던 건설안전체험교육관은 기자를 가리키며 "공사현장에서 추락하는 상황을 가정했는데, 안전장치 덕분에 살았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안전보건공단 내 안전체험 홍보관에서 기자가 직접 체험한 안전교육이다. 공사장 작업자들에게 안전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 체험해보는 것으로, 총 5개의 안전체인이 설치됐다. 체인의 높낮이에 따라 위험의 경중이 달라진다.
잠시 숨을 돌린 기자는 앞쪽에 있는 공사장 붕괴 체험장에 올랐다. 이곳은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건물이 붕괴될 경우를 가정해 교육이 이뤄졌다. 한마디로 자신이 서 있는 땅이 꺼졌을때를 체험하는 곳이다.
기자가 올라서자 교육관은 "다리를 구부리고 심호흡 한번 하라"고 지시했다. 교육관에 말에 따라 움직였다. 그는 기자에게 "졸업한 학교가 어디냐?"고 물었다. 땅이 갑자기 꺼질것을 직감한 기자는 말을 머뭇거렸고, 그 순간 딛고 있던 철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기자는 2m 아래로 곤두박질 쳐졌다. 다행히 스티로폼이 가득차 있어 안전엔 이상이 없었다.

이처럼 공단 내 안전체험 홍보관은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상황을 그대로 재현, 근로자나 학생들에게 체험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공단에선 왜 이런 시설을 만들었을까. 자료나 시청각 위주의 교육은 근로자들이 이해하고 활용하기 어려운 탓에 교육내용의 50%정도만 기억하는 등 교육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체험 교육은 90%이상 기억하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이다. 이날 현장 체험을 한 기자는 지난 30여년 학교에서 배운 안전교육보다 이날 단 10분의 교육으로 안전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갖게 됐다.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건설안전 체험교육은 건설현장과 똑같이 만든 교육장에서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직접 체험해보고, 왜 사고가 발생하는 지 몸으로 느끼는 교육이다"며 "안전대를 매고 매달리기 체험도 하고, 터널 붕괴체험, 사다리 안전체험, 리프트 체험 등 건설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체험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1997년부터 건설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체험 교육장은 모두 6곳이다. 이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안전보건교육)에 근거해 실시하는 과정으로, 다양한 상황의 체험이 가능토록 실험과 실습장비 등을 통해 이뤄진다. 교육대상은 근로자와 관리감독자, 현장소장, 설계·감리관계자, 학생 등이다. 체험 교육 시설은 총 33종으로, 최근 5년간(2009~2013년 8월) 약 17만명이 교육을 받았다. 기자가 체험한 이곳엔 올해 벌서 5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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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이 체험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에서 산재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선 9만2000명이 재해를 당했고, 이중 2100명이 사망했다. 희망과 꿈을 일궈야 할 일터에서 매일 250여 명이 다치고, 6명이 생명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연간 18조 원이 넘는다.
이를 막기 위해 공단이 팔을 걷어부치고 안전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 이사장은 "산업재해는 사회현상으로, 우리 모두 함께 공감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안전이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