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법인약국, 대선불복 등 정치·사회적 현안 잇따라
철도파업으로 인한 대치정국이 7일째 이어지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법인약국 설립, 대선불복 등 '휘발성'이 높은 사회적 이슈들이 산재한데다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른바 '안녕세대'들의 정치참여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철도파업 관련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전국철도노조는 "코레일이 17일까지 수서발KTX 설립을 취소하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인 19일 대규모 2차 상경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철도파업···'안녕세대' 사회참여운동 '뇌관'되나
철도노조는 법인 설립 이사회 결의 취소를, 정부와 코레일은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타협 가능성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더욱이 최근 대학가에서 촉발된 사회참여 운동의 관심 영역에 철도 민영화 논란이 포함되면서 파업 해결은 더 어려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시국회의의 범국민촛불대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과 밀양 송전탑 공사, 철도파업 등에 대해 의견을 쏟아냈다. '안녕세대'란 한 고려대 재학생이 작성한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면서 과거 '촛불세대'에 비견할만큼 파급력을 지닐 가능성을 두고 나온 말이다. 대학가 운동은 노동계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그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4차 투자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법인약국 설립'도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이번 발표는 영리법인약국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만약 정부가 이를 철회하지 않는 다면 국민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상임위·서울지하철 파업 예고까지 '山넘어 山'
야당은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에서 코레일 이사회 철회를 여당에 요구할 계획이다. 18일에는 서울지하철노조 파업까지 예고된 상태다.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서울·수도권의 교통대란은 피하기 어렵다. 서울시내 수송분담률이 36%에 이르는 전동열차가 운행정지에 들어간다면 시민들의 불편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코레일대로 16, 17일을 즈음해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와 인사권 발동을 통한 전환근무 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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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파업으로 일손을 놓게 되면 하루 평균 19만원 가량 임금을 받지 못한다. 코레일은 과거 노조가 파업 이후 업무에 복귀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파업 기간 동안 주지 않던 임금을 보전해주는 식의 공생관계를 이어왔다.
최연혜 사장은 그러나 업무 복귀 이후 절대로 임금을 보전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동안 노조 반대로 시행해오지 못한 전환근무도 이번 파업 이후 감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최장기간 파업 우려확산
철도파업이 역대 최장기간 파업 기록(2009년 8일간)을 넘어설 거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파업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코레일은 16일부터 수도권 전동열차 운행 횟수를 주중 2109회에서 1931회로 178회(8.4%) 줄인다. 17일부터는 KTX 운행을 주중 200회에서 176회로, 주말(토) 232회에서 208회로 24회(주중 대비 12%) 감축한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36%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운송량의 70~80%를 철도에 의존하는 시멘트업계와 시멘트를 재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건설업계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파업이 끝날 때까지 철도 운송 물량을 모두 탁송 차량을 이용한 육로 수송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