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 팔리는 공기업 자산, '할인판매' 길 열린다

[단독]안 팔리는 공기업 자산, '할인판매' 길 열린다

세종=우경희 기자
2014.04.11 05:59

공기업 자산 예가인하 허용 방안 검토…15일 공운위선 나머지 매각계획 확정

삼성동 한전 사옥/사진=뉴스1
삼성동 한전 사옥/사진=뉴스1

정부가 법으로 묶여있는 공공기관 자산에 대한 예가(종전 예정가격) 인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자산 매각에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또 예가에 묶여 수 차례 유찰이 거듭되고 있는 대형 공공기관 자산의 매각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예가 인하를 허용하는 안을 포함한 '공공기관 자산매각 일반지침'을 조만간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에 상정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산 매각은 각 공공기관 자율에 맡기되 제도적인 규제가 있다면 검토해서 풀어줘야 할 것"이라며 "우선 매각계획이 확정된 38개 이외 기관들에 대한 매각계획을 먼저 제출받고 나서 제도 개선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자산은 국유재산법 회계예규에 따라 유찰되더라도 가격을 예가에서 더 내릴 수 없다. 헐값 매각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여기에 매각에 따른 자산 감소와 헐값 매각에 따른 배임논란을 모두 경계하는 공공기관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제도가 유지돼 왔다.

대형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정부 정상화방안 이전부터 지방이전 등의 이유로 자산 매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수 차례 유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높은 가격 때문이다.

예가가 694억원에 달하는 한국석유공사 본사 사옥은 지난 2월 5차 입찰에서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됐다. 6월 6차 입찰을 앞두고 있다. 매각이 시급하지 않았던 시점에 감정평가를 해서 나온 예가가 지금까지도 공공기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감정평가를 전담하는 회계법인들은 보통 예가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가급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 관행이다.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높은 예가 수준이 유지되면서 자산매각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예가 인하가 허용될 경우 종전부동산(공공기관 이전으로 매각 대상이 된 부동산)의 매각 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대형 부동산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문제는 헐값 매각 우려다. 예가를 내려 헐값 매각이 발생한다면 공공기관 경영진이 배임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시가 2조원에 달하는 노른자위 한전 삼성동 부지가 서울시의 용지변경과 엮인 가격 논란에 매각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도 배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매각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하는 방안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매각해야 할 자산이 16조원에 이른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끼리 패키지 매각'을 위해서도 캠코가 주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캠코가 위탁받은 자산에 대해 일괄적으로 재평가를 실시해 새로 가격을 책정한다면 낮은 가격으로 인한 배임 우려로부터 공공기관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오는 15일 공운위를 열고 38개 중점관리 공공기관 외 기관들의 자산매각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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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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