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사막, '희망나무'가 자란다

메마른 사막, '희망나무'가 자란다

돈드고비(몽골)=김평화 기자
2014.05.09 06:00

연 강수량 30㎜ 사막에서도 조림 가능

몽골 돈드고비 푸른아시아 조림장. 연 강수량 30미리미터의 척박한 땅에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사진=김평화 기자
몽골 돈드고비 푸른아시아 조림장. 연 강수량 30미리미터의 척박한 땅에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사진=김평화 기자

고비사막 한가운데. 사방을 둘러봐도 지평선뿐이었다. 식물이라고는 '하르간'이라는 가축도 못먹는 사막 지표화 식물뿐이다. 연간 강수량은 30㎜. 메마른 땅,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구름이 와도 비를 내리지 않고 그냥 지나가버리는 그런 곳이다. 주민들은 숲이라는 개념을 모른다고 했다. 본 적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방문한 몽골 돈드고비 아이막 셍차강 솜 푸른아시아 조림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쓰레기매립장이던 이곳에서 '희망나무'가 자라고 있다. 46.25헥타르 넓이의 조림장 울타리 안에는 1.5~1.6m 높이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하르간' 뿐인 울타리 밖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몽골 자민우드 지역.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가 쌓여 담벼락 높이까지 올라왔다.
몽골 자민우드 지역.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가 쌓여 담벼락 높이까지 올라왔다.

한국 시민단체인 푸른아시아는 2009년부터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이곳 외에도 몽골 곳곳에서 현지 지자체와 협력해 총합 약 450헥타르 넓이의 조림장을 구축하고 있다.

조림장의 나무들이 자라면서 주변 마을 담벼락에 쌓이는 모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쌓인 모래에 담벼락이 쓰러지기도 했다. 나무를 심으면 해당 면적의 10~30배 면적의 대기오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 또 가축들이 좋아하는 '데르쓰'라는 풀도 스스로 자라기 시작했다. 따로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생긴 것이다.

푸른아시아는 물이 없는 이곳에 우물을 팠다. 5년 전 경기 고양시, 돈드고비 아이막, 푸른아시아가 협약을 맺어 총 4만5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푸른아시아 몽골인 직원 30여명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현지 주민들도 점차 나무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푸른아시아 돈드고비 조림장을 지키는 경비원 가족이 사는 게르(몽골 전통가옥)의 모습/사진=김평화 기자
푸른아시아 돈드고비 조림장을 지키는 경비원 가족이 사는 게르(몽골 전통가옥)의 모습/사진=김평화 기자

경비원 에르덴 빌렉씨(40)는 "처음엔 물이 없는 이곳에 나무가 자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관리하다보니 희망이 보였고 이곳도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볼트 바트르씨(49)는 "마을에 흙먼지가 쌓여있었는데 나무를 심고 나서 대부분 없어졌다"며 "3년 만에 생긴 변화"라고 설명했다.

조림사업을 총괄하는 한승재 푸른아시아 선임연구원(44)은 마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땅을 파고 나무를 심는 법부터 가르쳤다. 한국에선 학생, 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연간 50~100명 이곳을 찾는다. 한 연구원은 "고생했던 추억들이 떠올라 이 조림장만 오면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다른 지역에서 이곳의 사례를 보고 나무를 심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데 여력이 부족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사막화의 유일한 해법은 모래와 바람을 막아주는 나무심기"라고 강조했다.

[취재지원: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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