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전기안전 보고서에 '쇼크' 받은 까닭은…

뉴질랜드 전기안전 보고서에 '쇼크' 받은 까닭은…

완주(전북)=우경희 기자
2014.07.18 06:00

[인터뷰]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높은 안전인식이 전기안전 선진국 비결"

16일 개청한 전주 혁신도시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옥 앞 도로명은 '안전로(路)'다. 안전로를 경계로 완주와 전주가 나뉜다. 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매일 안전로를 건너 숙소가 있는 전주에서 사옥이 있는 완주로 출근한다. 그는 "출퇴근길에도 전기안전을 잊을 수 없는 조건"이라고 했다.

개청식 하루 뒤인 17일 이 사장을 만났다. 지난 2월 취임한 이 사장의 일정은 그야말로 숨가빴다. 전국 20여개 지역사업소와 대규모 안전진단 현장을 직접 찾았다. 국제전기안전연맹 총회 참석차 세네갈을 방문했고 두바이 사무소, 베트남 사무소 개소식 등도 직접 찾아 챙겼다. 그러던 중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공사의 안전업무 전반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뤄졌다.

사옥 이사를 마치고 한 숨 돌릴법도 하지만 이 사장은 그새 뭔가를 진행 중이었다. 기자에게 대뜸 뉴질랜드 얘기를 꺼냈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화재사고 중 전기화재 점유율이 가장 낮은 나라(5%)다. 한국의 경우 수 년간 20%를 상회하고 있다. 비결이 뭔지 배워오라고 직원들을 파견했고 지난 14일 보고서를 받았다. 이 사장은 "보고서가 정말 '쇼킹'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뉴질랜드의 전기설비는 우리나라의 70~80년대 수준에 불과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선에 피복을 입히지 않은 구리선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열악한 설비 수준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고율을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이 사장의 진단은 "인식과 제도의 차이"다.

그는 "뉴질랜드는 전기관련 불안전행위 시 처벌 규정이 강했으며 무엇보다 점검에 임하는 국민들의 태도 등 '안전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며 "반면 한국에서는 전기점검을 나가면 문도 안 열어준다"고 말했다. 설비가 아닌 인식의 차이가 전기안전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향후 역점 과제로도 전기안전 인식개선을 꼽았다. 이 사장은 "그간 정책이 빠른 산업화에 집중되면서 안전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다"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참사를 보며 안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삼풍 사고 당시 서울지검 형사1부 건축담당 주임 검사였던 그의 말이라 울림이 더 크다.

전기안전 사고에 대한 인식부족은 예상보다 광범위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화재사고 시 보험처리를 위해 관행적으로 '누전으로 추정됨'으로 화재사유를 단정짓는데, 이런 것들이 누적돼 전기화재 점유율을 높인다"며 "한국 전기안전 기술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져 기술수출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소방·경찰 전기재해 조사 참여(조사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바이와 베트남 사무소를 중심으로 전기안전기술 수출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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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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