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고 정치적(?)인 비판을 받은 현오석 부총리가 물러난 후 바통을 이어받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대해 조급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경기활성화를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마저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재정 금융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이른바 총동원령을 내렸다.
지금 우리 경제가 총동원령을 내려야 할 정도로 급박한 사정에 처해 있는 것일까? 경제활성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 이외 대안은 정말로 없나? 현 정부가 스스로 꺼내놓은 다른 화두들, 예를 들면 공기업의 개혁, 규제의 혁파, 창조경제 등과 같은 매우 중요한 과제들의 추진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인가?
가령 총동원령을 내릴 정도의 상황이라면 이외에도 수많은 여러 논점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공개적인 논의를 거쳐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경제논쟁은 실종된 느낌이다. 앞으로 활발한 경제논쟁을 촉발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감히 정부와 각을 세운 듯 보이는 개인적 소견을 주장해보는 것이지, 결코 내 의견은 옳고 남들은 모두 틀렸다는 생각은 조금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먼저 총동원령은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적절치 못하다고 하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중국을 비롯해 유럽의 경제상황도 썩 좋지는 않다며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전반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우리만 힘든 상황은 결코 아니란 이야기다.
더욱이 최근 실제 경제성장률이 3% 정도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과 크게 괴리되지도 않는 현 시점에 대규모 경기활성화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단기적인 매크로(Macro)적 접근보다 오히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이며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가 꺼내놓은 화두들인 공기업 개혁, 규제의 혁파, 창조경제 쪽에서 말뿐이 아닌 진정한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강인한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둘째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은 겉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관치'와 '부채'로 요약된다. 다시 말해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이란 것은 경기활성화를 명분으로 관치와 빚더미가 집집마다 방방곡곡으로 확장될 위험이 매우 높은 반면 중산층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은 미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경기활성화를 위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을 계속해서 20년을 되풀이하다보니 결국 '잃어버린 20년'이 되고 말았다. 일본경제의 침체를 장기화한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을 무려 20년이 넘도록 습관처럼 되풀이하여 경제활성화는커녕 비교적 안정적이던 일본을 격차(格差)사회로 만든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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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대조적으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얼마 전 영국을 방문해서 아직도 판자촌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이 3억명 넘는다고 밝혔다. 그래서 경제성장이 선진국들보다 더욱 절실하다고 했고, 중국 정부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에 치중하기 위해 12% 넘던 과거 고성장에 연연하지 않고 7%대 성장을 감수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기활성화와 관련된 단기적인 매크로적 접근은 미(微)조정 수준에 두고 중국식의 창조경제 활성화, 공기업 개혁, 시장기능 및 민간부문 활성화 등 구조조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한다. 경제성장률은 단지 속도를 표시하는 숫자에 불과하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차의 안전구조와 연비 등 성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