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설 연휴 전 한복을 차려입고 화합과 협치를 위해 82개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하려던 국회가 결국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사법개혁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은 것을 문제 삼아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결국 여야가 합의된 민생법안 중 60여개 법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국회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63개 민생법안과 △2025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 △2025년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관련 감사원에 대한 감사 요구안 △12·29 여객기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등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허용법과 대법관 증원법이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된 것을 문제 삼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청와대 오찬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해 구성돼 이날 첫 회의를 연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도 파행했다. 특위는 관계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위원장(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및 간사(정태호 민주당 의원·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선임만 의결한 채 여야간 충돌로 산회했다.
여야 대치로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2시30분으로, 또 다시 3시30분으로 두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81개 민생법안 모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본회의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결국 여야간 이견이 없는 66개 안건을 추린 뒤 이날 오후 3시40분쯤 본회의를 열어 단독 처리에 나섰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과 지급액을 확대하는 아동수당법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피해자법 등의 상정되지 못 했다.
국민의힘 의석이 텅 빈 채 시작된 본회의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민주당 의원들은 상정 법안을 속속 처리했다. 시급한 민생법안은 우선 처리한다는 여야간 합의가 무색한 순간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첫 안건 상정에 앞서 "명절을 앞두고 국민께 좋은 모습을 보일 기회였는데 한쪽(국민의힘)이 안 들어오는 파행에 이르게 되고 당초 합의한 법안에서 일부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게 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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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급랭하면서 여야 대치는 설 연휴 이후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설 연휴가 끝나면 주요 쟁점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불참 대신 본회의장 로텐더홀에 모여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을 일방 처리한 데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헌법파괴 4심제 국민 소송 지옥', '이재명 재판 뒤집기 4심제 대법관 증원 규탄'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민주당은 4심제, 대법관 증원 철회하라", "이재명 정권 방탄 법안 강행 처리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차례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매우 어렵다"고 밝힌 이후 입법추진상황실을 설치한 민주당은 사법 및 검찰개혁, 상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과의 약속도, 모든 상임위원회도, 심지어 본회의까지 중단했다"며 "(국민의힘의) 이런 식의 국회 운영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1억원의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해당 체포동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다음 본회의 개의와 동시에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