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에 전자담배 등 금연보조기구 판매 급증

#30년 넘게 담배를 피워온 김모씨(53·자영업)는 최근 전자담배 세트를 구입했다. 니코틴 용액과 무화기(니코틴 용액을 연기로 바꿔주는 장치), 충전기 등을 포함해 15만원이나 들었지만 앞으로 액상만 구입해 사용하게되면 담뱃값보다 사실상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담배에는 온갖 유해물질들이 다 들어있지만 전자담배에는 니코틴만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뱃값도 오른다고 하니 전자담배를 이용해 담배를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 발표와 맞물려 김씨처럼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전자담배 등 금연보조제로 몰려들고 있다. 일반 담배보다 발암물질도 적고 담배를 끊기 쉽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처럼 흡연자들이 금연보다는 전자담배 쪽으로 몰려들어 담뱃값인 인상정책이 금연효과를 불러오기는커녕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전자담배의 유해성여부가 명확히 밝혀진 바 없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담배보다 덜 해롭고 금연보조제로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4310ℓ였던 국내 전자담배용 니코틴 용액판매량은 2013년 7220ℓ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가파르게 성장하던 전자담배 시장에 담뱃값인상 정책 이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의 전자담배 등 금연보조상품 매출을 보면 판매가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G마켓은 같은기간동안 전자담배 등 '금연보조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8% 증가했고 11번가는 422%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가중시킬 위험이 높고 위해성여부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자담배의 실내흡연을 금지하고 있지만 무해하다는 인식이 강해 실내에서 버젓이 흡연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콘스탄티누스 시우타스 박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 연기는 일반담배보다 납·아연 등 미세발암물질이 10배가량 적었다. 반면 일반 담배에는 없는 독성금속원소 크로뮴이 들어있고 니켈은 4배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자담배 연기가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라며 공공장소와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청소년들을 흡연으로 쉽게 유혹하기 때문에 제제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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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같은 논란을 우려, 전자담배, 파이프 담배, 씹는 담배 등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담뱃세와 같은 비율로 인상하고 금연치료비 지원 등 금연에 대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