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로즈', '고수록' 성공신화…전문성·예산 철저해야 성공확률↑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보령 방면으로 10분여를 달리니 넓은 잔디밭을 가진 학교 하나가 나타났다. 폐교를 개조한 건물 안에서는 주말을 맞아 외식을 나온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삼겹살과 소시지 구이를 즐기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가족들은 인근 직매장에 들러 목심과 소시지를 구입했다. 소시지를 구입한 인근에 거주한다는 주민 최경숙씨(가명·45)는 "예전에 체험한 소시지 만들기 행사를 통해 얼마나 위생적으로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표적인 6차산업화 성공사례로 꼽는 서부충남고품질양돈클러스터에서 운영 중인 '돼지카페 마블로즈'의 모습이다. 폐교를 개조한 식당을 통해 사업단에서 개발한 '오메가-3' 함유된 돼지고기를 바로 맛 볼 수 있도록 했다. 10명 이상이 신청하면 소시지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생산, 가공, 서비스가 하나로 묶여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인 셈이다.
단순히 돼지를 키워 도축하는데 불과했던 보령과 홍성의 61개 농가는 2009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과 만나며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하나의 산업으로 변모했다. 총 사업비 62억을 5년간 투자해 '오메가-3'가 함유된 고품질 돼지고기 개발, 고품질 양돈산업시스템 구축했다. 사업 초기인 2010년 1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35억원까지 올라갔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매장 확장과 비선호 부위를 활용해 부가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하며 자립화에 매진 중이다. 현재 10개 미만인 프랜차이즈 매장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백화점 등 대형유통마트에 입점을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비선호 부위 활용 방안을 궁리한 끝에 생햄 '벨라몽'을 출시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한국인 특성에 맞춘 맛으로 외국의 하몽, 프로슈토로 대표되는 생햄 시장에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충남 서천에 위치한 농가맛집 '고수록' 역시 대표적인 정부의 6차산업화 성공사례로 분류된다. 2011년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향토음식자원화사업(농가맛집)에 선정돼 지역농산물과 문화를 알리는 데 이바지 하고 있다. 90% 이상의 자가·지역농산물을 활용해 식당을 운영하는 한편, 모시떡·장아찌 등의 상품을 개발해 상업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2012년부터 월평균 2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현재까지 총 4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최근에는 모시떡과 장아찌 등을 중심으로 백화점·대형마트 입점을 준비 중이다. 황요순 고수록 대표는 "최근 한 백화점에서 진행한 시범 판매의 반응이 좋아 정식계약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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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차산업화에 뛰어든 농가 모두에게 성공이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정부가 2005년부터 8년간 4000억원을 들여 추진한 지역전략식품육성사업 67개 사업단 가운데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2~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실패의 원인에는 사업단의 전문성 부족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실패한 사업단의 대부분은 사업경험이 없는 교수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혹은 조합장이 사업단장을 맡은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정부의 지원이 초기에만 집중돼 있어, 정작 힘을 받아야 할 후기 사업단계에서 힘이 빠지는 모양새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영우 돼지카페 마블로즈 대표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유통과 판매의 판로를 뚫는 작업"이라며 "생산에 필요한 기반은 모두 갖췄지만 정작 팔기위한 홍보 자금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표는 "정부의 예산이 사업 초기에 상당히 집중돼 있다"며 "그보다도 단계적으로 예산을 집행해 사업단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는 가능성 있는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 사업이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9개 6차산업화 지원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해 나간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업산업과장은 "이들에 대한 연결된 지속적인 지원체계를 가져가자는 것이 6차사업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정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6차사업 인정사업자가 되면 정기적으로 애로사항을 체크하고 각종 정보 제공,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