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역대 FTA 중 가장 재미없는 FTA다."
10일 타결된 한·중 FTA 협상 결과에 대해 차관급 관료 출신인 국내 한 산업·통상 전문가가 내린 평가다.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려 급하게 타결되다보니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대유럽 수출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한·중 FTA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FTA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의미다.
게다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2020년이면 10조달러(약 1경84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FTA를 지렛대 삼아 중국을 우리나라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해 나간다면 저성장에 고민하는 우리 경제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에게 생명줄과 다름없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없으면 불편한 정도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이 없다면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한다. 협상단이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놓고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통 큰 양보가 없으면 타결은 없다'던 협상단은 '적당한 합의'를 선택했다.
포장은 좋다. 중국 측의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 요구를 방어해내고 우리 중소기업들의 수출 활로를 개척해냈다고 협상단은 자평했다. 하지만 '주고받기' 협상에서 농산물시장을 방어한 것은 공산품시장을 뚫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 중소기업들의 수출길 개척은 규모가 큰 주력산업들의 개방 확대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한 마디로 무리하지 않는 평범한 수준에서 합의를 이뤄낸 셈이다. 2012년 5월 1차 협상을 개시한 이래 30개월 동안 14차례의 공식 협상, 그 사이 정상급 회담도 4차례나 열린 것을 감안할 때 "결과가 시시하다"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많은 수의 전문가들이 한·중 FTA 협상 결과에 대해 "최고의 결과를 내야할 한·중 FTA가 양측 모두 최선을 다했다는 선에서 끝났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독자들의 PICK!
옛 격언 중에 '태산명동 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이 울리고 들썩이더니 나온 것은 결국 쥐 한 마리라는 의미다. 우리에게 태산을 다시 흔들 힘이 없으니 남은 것은 나온 쥐라도 살찌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