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나주(전남)=정혁수,이동우 기자
2014.11.17 05:40

[인터뷰]나주혁신도시로 이전…공기업 혁신 선언한 이상무 사장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전남 나주 농어촌공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전남 나주 농어촌공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10일 전남 나주혁신도시 한국농어촌공사 건물 17층.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인 건물 최고층 카페테리아에는 남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른 공기업에서는 이런 공간에 사장 또는 간부들의 집무실을 배정했지만 농어촌공사의 경우는 달랐다. '소수'의 간부보다는 '다수'인 직원들의 행복지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사장 집무실도 경기도 의왕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예전에는 36평(122㎡) 였지만 신사옥에서는 17평(58㎡)으로 절반이상 줄였다. 임원실도 24평(82㎡)→13평(45㎡)으로 줄여 임직원간 소통공간을 확대했다. 값비싼 소파나 권위적인 가구대신 실용적인 워킹 테이블이 설치된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다.

농어촌공사 건물 내부는 마치 글로벌기업 구글(Google)을 연상케 할 정도로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스마트워크(Smart Work)' 환경을 최적화한 사무실 배치는 물론 건물 곳곳마다 소통과 변화의 공간들이 두드러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 허브존(Hub zone)에 위치한 통합 물관리 상황실에서는 국내는 물론 태국 등 해외 각국의 물관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10여명에 달하는 근무자들은 상황실 한 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전자스크린을 통해 매순간 업그레이드되는 현지정보를 처리하는라 초긴장 상태였다.

전남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기업 최초로 '스마트워크(Smart Work)센터'를 구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직원들이 벽면에 설치된 이동형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이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전남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기업 최초로 '스마트워크(Smart Work)센터'를 구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직원들이 벽면에 설치된 이동형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이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이 지난 해 9월 취임식에서 "새로 이전하는 나주에서는 모든 일의 방식과 근무환경을 바꾸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밝힌 그대로였다.

그는 본격적인 '나주시대'를 맞아 방만경영, 철밥통, 무사안일주의로 대변되는 공기업의 조직문화를 타파하고 새로운 혁신전략과 비전을 바탕으로 공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각오다.

본사 이전에 맞춰 전자보고와 화상회의가 확대되고, 통합 물관리 시스템 등 공기업 최초로 스마트워크 성공모델 구축을 중요한 혁신과제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를 확대하는가 하면,전자회의와 영상회의를 도입해 종이없는(Paperless) 회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상무 사장은 공기업 혁신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 향상이 행복한 농촌, 더 나아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 대도시에서 농촌지역으로 이전한 만큼 농촌에 대한 정체성의 뿌리를 확고히 하는 한편, 지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 속의 글로벌기업으로써 농어촌공사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지난 9월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총회'는 그의 구상을 구현하는 첫 시발점이었다. 당시 60여개국에서 온 1200여명의 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농촌용수 확보' '개발도상국에 대한 농업기술 지원' 등의 사례를 접한 뒤 "농어촌공사(EKR) 멋져요(Wonderful)"를 연호하기까지 했다.

이상무 사장은 지난 1년여를 돌아보며 "낙제점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 먹거리 창출, 직원들의 행복지수, 농어촌공사의 위상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본사 이전을 계기로 공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작정"이라고 했다. 나주혁신도시에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무 사장을 만나 농어촌공사의 현안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빛가람 혁신도시로 공사가 이전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요.

▶낯선 환경이다보니 불편한 게 없지 않지만 지역민들이 따듯하게 대해주셔서 직원들 모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다. 나주 본사를 지으면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해서인지 신사옥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다. 체력단련 공간, 복지공간, 협업 공간들을 마련해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돕고 있다. 또 신사옥 인근에 사원주택 아파트를 마련해 직원들의 이주를 지원하고 있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신사옥이 색다른 구조다. 기존 의왕 사옥과 다른게 무엇인가.

▶공기업 최초로 스마트오피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선 부서 간, 직원 간 칸막이를 없애고 개인공간을 크게 줄였다. 대신 협업공간과 복지공간,휴게공간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공유공간을 늘렸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쾌적한 업무환경을 조성한 만큼 창의와 소통을 통한 활기찬 조직문화를 기대하고 있다.

-취임후 스마트워크 도입을 강조했는 데?

▶스마트워크의 근본적인 목적은 일과 삶의 조화다.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문화를 정착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세 가지를 없앴다. 불필요한 회의, 장황한 보고문서, 결재받기 위한 대기 시간을 없앴다. 그렇게 하니까 업무 효율과 생산성, 임직원의 사기, 부서장 책임의식 등 세 가지가 올라갔다. 불필요한 '요식'이나 '규제' 대신 생산적인 혁신을 도모하자는 거다.

-요즘 공기업 혁신이 화두다. 농어촌공사의 방만경영 개선 계획은?

▶공사 부채의 대부분은 정부사업 시행에 따른 것이다. 경영에 의한 순수부채는 30% 이하로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 유휴부동산 등 자산을 추가적으로 매각하고 채권회수 등 부채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부정부패, 개인비리 등 과거 비정상적인 관행과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승진심사배심원제, 분권형 책임경영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중점과제인 창조경제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공공기관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국민 공공서비스의 품질 향상이다. 창조경제는 결국 국민들을 위한 것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고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방만경영 개선, 부채감축을 토대로 공공기관 본연의 사업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농업의 세계화와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 이유는?

▶공사의 해외사업은 '농업외교의 일부'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사업이다. 개도국의 식량확보와 농업발전 지원은 국가 간 협력과 지역통합을 주도하는 외교적 의미가 있다. 또한 공사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활용한 대규모 농업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신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취임 이후 해외사업 전담조직을 2개 처로 확대하고 베트남, 필리핀, 태국에 주재사무소를 신설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나주 신사옥 허브존(Hub Zone)에 위치한 통합 물관리상황실에서는 국내 90여개 대형 저수지는 물론 태국 등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세계 각국의 물관리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나주 신사옥 허브존(Hub Zone)에 위치한 통합 물관리상황실에서는 국내 90여개 대형 저수지는 물론 태국 등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세계 각국의 물관리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공사가 지금까지 거둔 해외사업 성과는?

▶올해 농업 인프라 관련 해외수주가 크게 늘었다. 16개 사업에서 352억원으로, 이는 지난 5년에 비해 230% 증가한 수치다. 공사가 보유한 '원격관측 물관리 기술' 수출을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더 다양한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세계 물 관련 전문가와 정부 각료들이 모이는 '2014 ICID(국제관개배수위원회) 광주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총 62개국에서 1345명이 참석하는 등 공사와 한국 농업이 보유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주혁신도시로 농업관련 기관들이 많이 이전하고 있는 데.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6개 기관 중에 농업 관련 기관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촌경제연구원 등 5개나 된다. 예로부터 광주·전남은 영산강종합개발로 대표되는 한국 농업개발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또한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20%를 담당하는 농업 수도이기도 하다. 이런 전남의 한가운데 조성된 빛가람혁신도시는 '농업의 메카'로 한국 농업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본다.

-임기 2년차를 맞아 앞으로의 각오는?

▶지금은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세방화(Glocalization) 시대'다. 공사가 농어촌 지역으로 본사를 옮긴 만큼 지역 중심의 특화된 발전, 자발적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지방화'를 실현하려고 한다. 또한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해외사업'을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해 '세계화'를 추진할 것이다. 스마트워크를 통한 경영혁신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세방화'라는 말의 의미와 공사가 하고자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방조제, 농업용 댐 등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공사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농어촌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다. 공사는 해외에서 수행하는 중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농업과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공사가 새롭게 세운 비전인 '행복한 농어촌을 만드는 글로벌 공기업'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분야의 창조경제, 농어촌공사의 전략은 무엇인가?

▶농업은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최근에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이용한 기후변화와 재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달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TU 총회'에서는 '농업 재해 미리 알림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이 외에도 6차 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나 농업기반시설을 활용한 신규사업 역시 발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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