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수' 끝 유치 세계가스총회, 비리사장 탓에 '백지화'

[단독]'삼수' 끝 유치 세계가스총회, 비리사장 탓에 '백지화'

세종=유영호 기자
2015.01.12 21:27

장석효 사장 IGU 의장직 상실땐 백지화 가능성… "사장 재선임 등 후속절차 서둘러야"

장석효한국가스공사(39,100원 ▼100 -0.26%)사장의 해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우리나라가 '삼수' 끝에 확보한 세계가스총회(WGC) 개최권을 상실하게 됐다. WGC 개최권이 장 사장의 국제가스연맹(IGU) 차기 회장 선출을 전제로 확보한 까닭이다. 임기가 시작되는 6월 전에 조속히 후임 사장 선임을 마치고 의장직 승계를 시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GU 총회에서 IGU 차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1931년 발족한 IGU는 전 세계 84개국 126개 기업·기관 및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기구로 회원국이 전 세계 가스 교역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단체다. 세계 2위의 가스 도입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IGU 의장국 수임은 아젠다 선점 등을 통해 국제협력의 중심에 설 중요한 기회다.

특히 IGU는 의장(국)에게 별도로 임기 마지막 해 WGC 개최권이라는 큰 혜택을 주고 있다. WGC는 3년마다 열리는 가스 산업계 최대행사로 '가스산업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3대 에너지 콘퍼런스 중 하나다. 아시아권에서 WGC가 열리는 것은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우리나라는 장 사장의 차기 의장 선출로 2021년 WGC 개최권을 확보했다. 2021년 대구에서 열릴 WGC에는 세계 90여 개국, 6000여 명이 참석, 약 1200억 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와 약 2500명의 취업 유발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당초 장 사장은 IGU에서 올해 6월부터 3년간 부의장, 2018년 6월부터 3년간 의장, 2021년 6월부터 3년간 명예의장을 차례로 지낼 예정이었다.

문제는 장 사장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해임되면서 IGU 차기 의장직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규정상 가스공사 사장직의 유지 여부는 상관없지만 뇌물수수 등 부도덕한 행위를 저질렀을 때는 물러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가 확보한 WGC 개최권에도 문제가 생긴다. IGU 이사회에서 새로운 의장을 선출할 경우 그에게 개최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관례적으로 물러난 의장의 출신국에서 의장직을 승계해왔다고 주장하지만, 가스업계는 규정이 아닌 관례이기 때문에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의장(국) 선출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 노르웨이와의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국력이 강한 이들이 연합해 의장 선출 백지화를 주장한다면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장 사장은 서둘러 IGU 차기 의장직에서 자신 사퇴하고, 정부와 가스공사는 후임 사장 선임 등 후속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의장직 승계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스업계 고위 관계자는 "개인의 부도덕한 행위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 번의 도전 끝에 확보한 의장(국) 지위를 허무하게 날려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장 사장이 신속히 의장직에서 물러나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경합 과정을 되돌아 볼 때 그동안의 관례만을 내세우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3월 전에 후임 사장 선임 등 후속절차를 가능한 빠르게 진행해 초기에 의장(국) 승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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