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근로소득세 개편, 파렴치한 일일까

[기고]근로소득세 개편, 파렴치한 일일까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2015.02.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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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요즘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문제로 벌통을 들쑤신듯 을미년 새해 벽두가 온통 시끌벅적하다. 추가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사람들과 작년보다 근로소득세 부담이 증가한 사람들의 불만이 크다. 언론 매체마다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여덟 글자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과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소위 파렴치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안타깝다. 일련의 사건들은, 2년전 소득세법을 개정할 때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 예측되고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었고, 논란을 거듭한 끝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여 국회에서 의결되었던 사안이다. 그런 것이 2년후 불현듯 금시초문인 것처럼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문제를 정리하면, 연말정산 환급금 감소와, 일부 계층의 근로소득세 부담 증가라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소위 ‘13월의 폭탄’으로 불려지는 문제는 몇 년전 간이세표를 조정하여 “고원천징수-고환급” 방식을 “저원천징수-저환급” 방식으로 개편한 데 기인한다. 두 가지 가운데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근로소득세 부담액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천징수 방식이 논란을 빚고 있다. 세금을 미리 많이 부담한 사람은 과도하게 납부한 부분을 돌려받고, 세금을 조금 부담한 소득자들은 연말정산시에 나머지 세금을 납부할 뿐, 세금 총액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는 마치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금년부터 연말정산을 통해 추가로 세금을 더 거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만약 그랬다면 전년보다 소득이 늘었기 때문에 세금도 증가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세금폭탄’이란 말은 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미미하지만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고원천징수-고환급’ 방식보다 ‘저원천징수-저환급’ 방식이 납세자에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이익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아닌, 제3자에 의한 강제저축에 익숙해진 납세문화에 젖어 있는 탓에 미리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따라서 납세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그만이다. 만약 국민들에게 더 효용을 준다면, 근로소득세 총부담액은 아무런 차이가 없으면서도 예전처럼 먼저 많이 걷고 나중에 더 걷은 부분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해결된다.

금번 소득세 개편의 또 다른 특징은, 특별소득공제 중 일부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소득공제 방식에 비해 높은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고소득 근로소득자에게는 예전보다 세금공제를 적게 하고, 낮은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중∙저소득근로소득자에게는 세금공제를 늘리는 방식이다. 평균적 관점에서 그 경계는 대략 5500만원 내외이다. 의료비나 교육비 지출정도에 따라 그 이하의 소득자 중에서도 일부는 세금이 조금 증가할 수 있다.

근로소득 5천 5백만원은 근로소득자 중에서 상위 15~20% 사이의 상위소득에 해당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중위소득, 즉 중간소득자라고 주장한다. ‘연말정산 폭탄’에 이은 두 번째 ‘虛’이다. 0~20%의 상위소득자를 대상으로 ‘부자증세’를 외치던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가고 고소득자에게 소득세 감세를 주장함은 웬 말인가? 고액근로소득자도 고소득층임은 분명하다. 형식과 방법은 다르지만, 고소득 자영소득자의 경우에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거의 인정하지 않고, 과표양성화를 통해 사실상 매년 증세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세액공제 방식으로의 개편은 고소득자 증세 및 중저소득자 감세의 전형으로서 소득재분배 효과를 증대시킴은 물론이다. 더욱이 후자보다 전자의 규모를 더 크게 함으로써 복지재원 중 일부를 조달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근로장려세제(EITC) 등 근로빈곤층 등을 위한 지원금 확대재원으로 사용된다. 사용처에 꼬리표가 붙는 목적세가 아니므로, 세액공제 전환을 통해 마련한 재원이 반드시 EITC에 지출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기능적으로는 복지재원 충당을 위해 쓰임은 분명하다.

세제상 문제가 있다면, 정답과 오답 사이의 거리를 재어 그 차이를 메워주도록 세제를 개편하면 된다. 그런데 금번처럼 이미 정답 위에 있는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연말정산과 세액공제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오해로 인해 우리는 추가적인 소득세제 개편을 목전에 두고 있다. 도대체 어디로 얼만큼 가야할지 막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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