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엿보기]19대 마지막 정기국회…중간금융지주회사 등 시급한 입법과제 7개 처리 안간힘
# 19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공정위의 내년 예산을 설명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탓에 의원들에게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요청안 중 △국제기구 파견 공정관 임차비용 △육아휴직 수당 △개방형직위 인건비 △카르텔·독과점 방지 관련 행사비 △상생협력우수 사례집 발간비 등 일부 사업 예산에 대해 삭감 또는 조정 의견이 국회에서 나왔다.
공정위로선 아쉬움이 컸지만, 국회 의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의원들에게 더 큰 '부탁'이 있어서다. 바로 시급한 법안 처리다. 공정위엔 정무위 의원들의 도움 없인 절대로 입안될 수 없는 법안들이 쌓였다. 이들 법안은 경제민주화 등 공정위 핵심 업무와 연관이 커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해야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오는 12월초까지 이어질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법안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의원들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정무위에 계류 중이거나 발의를 앞둔 법안은 △공정거래법(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발의) △공정거래법(사건처리절차 법제화, 정부입법안) △공정거래법(해외계열사 현황 공시, 김용태 새누리당 입법 준비중) △전자상거래법(임시중지명령 도입,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발의) △소비자기본법(소비자권익증진기금 도입,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 발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의료생협 규제강화,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발의) △하도급법(중기조합의 조정신청 기한 연장,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 발의) 등 모두 7개다.
이들 법안 중엔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처럼 2012년부터 4년째 계류 중인 것도 있고,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나온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처럼 발의를 앞둔 법안도 있다.
공정위는 각 법안들의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 통과가 절실하단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법 통과가 안되는 것들이 많다. 경제민주화 법안의 핵심인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이 제도가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여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보험사 보유가 금지된 탓에 지주회사 밖에서 계열사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법 취지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지주회사 밑에 있는 지주회사로, 다른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는 중간지주회사가 주식보유를 통해 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금산복합 대기업집단의 소유구조 개선과 금산분리가 강화될 것이란 입장이다. 순환·교차 출자가 금지되고 수직적 출자만 허용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 가능하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야당에선 반대한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특혜법이란 이유에서다. 대기업 총수의 영향력이 더 커져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대기업들이 계열사만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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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권익증진기금 도입 역시 기금의 설립근거와 용도, 정부보조금 지급 근거를 놓고 여야간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 기금을 민간파트에서 운영할 계획이지만, 야당은 기금 성격과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반대하고 있다. 또 임시중지명령 도입과 의료생협 규제강화 등도 여야간 이해관계가 얽혀 처리에 시간이 걸리는 분위기다.
다행히 중기조합의 조정신청 기한연장과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 등 2개 법안은 여야의 쟁점 사항이 크게 없어 근시일내 처리될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회에 직접 가서 의원들에게 법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법 처리의 시급함을 얘기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처리가 지연되는 게 많다"며 "이번 마지막 정기국회때 처리가 안될 경우 곧바로 총선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법안은 사라지고, 새로운 국회가 들어선 후에 다시 발의를 해야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