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1000년 대계…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남는건 후회뿐”

“환경은 1000년 대계…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남는건 후회뿐”

대담=강기택 경제부장, 정리=유영호 이동우 기자, 사진=이기범
2016.10.24 03:20

[머투초대석]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경제와 환경은 상극 아닌 상생”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 옥상정원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 옥상정원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교육정책이 당장 효과가 안 난다고 국가가 포기하면 안 된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100년 대계’라면 환경은 ‘1000년 대계’다. 우리가 지금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0여간 크고 작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환경문제가 점차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손 쓸 틈도 없이 우리 삶 속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그는 조금만 더 의지를 가지고 들여다 봤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환경공단 수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지금처럼 경제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당장 내일이 급한데 무슨 10년, 20년 뒤를 걱정하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진다“며 “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수치·가격 중심에서 가치 지향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환경은 상극이 아닌 상생”이라며 “오히려 환경 투자나 규제를 소홀히 하면 환경의 질을 담보할 수 없고 기술개발이 안 돼서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도 약화 된다”고 설파했다.

환경부가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컨트롤타워라면 환경공단은 손과 발이다. 물, 공기, 대기, 환경보건까지 공단의 업무영역은 환경 전체를 아우른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공단에서 국민과 접점을 만들지 못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다음달 1일 취임 100일을 앞둔 전 이사장을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의 앞으로의 공단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단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단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취임하고 보니 공단의 업무영역이 광범위 하고 내용도 복잡하다는 것을 느꼈다. 정책이 국민의 삶 속에 잘 스며들 수 있게 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국민이 환경이 개선된 것을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도록 현장에서 일하겠다는 각오다.

-현 시점에서 환경 분야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해 파리협정이 타결됐고 다음달 발효를 앞두고 있다. 파리협정으로 현실화되는 신기후체제에서는 모든 국가가 감축 의무를 가진다. 지난 교토의정서체제에서 우리나라는 개도국에 속해 각종 감축규제에서 빠져나왔는데 앞으로는 강한 의무가 부여된다. 단순히 온실가스를 얼마 감축하는 차원이 아니라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순간이다. 국가 차원에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가습기살균제 등 새로운 환경사고가 빈번하다. 어떻게 대처하려 하는가.

▶환경관리 아젠다는 경제발전에 맞춰 ‘쓰레기→물→공기→유해물질’로 변화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이 국민을 위협하는 선진국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전세계 환경사고 중에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형사고다. 화학물질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관리도 엉망으로 하게 됐고 사고가 터졌다. 화학물질 관리는 고도의 인지 기술과 컨트롤 기술이 필요하다. 앞으로 공단의 정책과 집행역량을 유해물질 관리와 같은 새 아젠다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 대응방안이 있다면.

▶미세먼지는 발생원이 워낙 다양해 정확히 발생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먼저 중국에서 오는 것이 상당한데 30~50% 정도다. 중국 황사나 산업화의 영향으로 매연, 배기가스가 올라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온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화력발전소가 영향을 준다. 주로 서해안 쪽에 많은데 남동풍 타고 수도권까지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발전소 배출기준이 선진국보다 느슨한 데 강화해야 한다. 경유차도 연비가 좋다고 친환경차로 오도하면서 많이 늘었고 그 결과 미세먼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국내 발생원 저감이 1차 목표가 돼야 한다. 공단에서 측정·관측을 주로 맡고 있는데 엄격하게 운영해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일조하겠다.

-올 여름 폭염으로 기후변화를 절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 대응에 공단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지금 공단에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다. 배출권시스템에 대해 논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맞느냐 논란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술진보를 촉진해 오염물질을 줄이면 전체에 이득이 된다.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 일정 금액을 지원해 3년씩 지정한다. 여러 정책이나 사업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용도다. 온실가스전문가를 양성해 온실가스 대응을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해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단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동 환경공단 여의도교육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단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세계적으로 환경산업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환경산업이 가야 할 방향은.

▶환경산업은 수처리(상수도), 쓰레기(소각) 등 기초적인 기술들을 외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냉정히 진단하면 우리나라는 보편적인 처리기술에 비해 엔지니어링 능력이 부족하다. 첨단기술을 개발해야 신산업으로 육성시킬 수 있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IT(정보통신)를 기반으로 자동제어, 원격통제 등 기술을 개발하면 수출 산업화 할 수 있다. 기술개발의 핵심은 규제 강화다. 규제 얘기만 하면 기업이 망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는데 오해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첨단기술 개발이 촉진된다. 환경을 신산업으로 육성하려면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 기술 진보를 유도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환경 이슈가 커지며 해외 환경시장 진출 기회가 커지고 있다.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개도국이 환경 인프라 구축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콜롬비아에 대기 측정망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만들고 있는데, 올해 말에 끝날 예정이다. 피지에 쓰레기 처리기술 전수하는 사업, 콩고에 식수 위생개선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개도국에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일차적으로 걱정하는 게 쓰레기다. 모으는 것 자체가 큰 일이다. 아직은 개도국의 일반적 단계여서 잘 처리할 수 있도록 간이 매립시설을 만드는 것이 소망 사업이다. 해외 원조에 전초병으로 나가 여러 가지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대기 부분 등은 지구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되는 전 세계적인 문제기 때문에 돕는 게 공동의 이익이 된다.

-마지막으로 국민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환경을 중시하면 경제가 위축된다고 인식하는데 사실은 같이 가는 것이다. 환경과 경제는 상생하는 관계다. 환경 투자가 손실이라고 하면 인재 개발이 손실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환경 투자를 소홀히 하면 환경의 질을 담보할 수 없고 기술개발이 안 돼서 경쟁력도 약화 된다. 1990년 이후 신자유주의 흐름을 타고 효율·이익을 중시하는 사회가 됐다. 단기적인 것을 강조하면서 환경이 희생양이 됐다.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장래의 이익을 봐야 한다. 환경은 대표적인 가치재다.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회는 가치 중심 사회다. 이런 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가야 한다. 또 하나 환경은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 탄소포인트제, 분리배출 등 일상 생활에서 작은 일이 모이면 큰일이 된다. 현장에서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생각, 실천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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