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모니엄 '2020']<제1동인>지정학 5대 리스크 발생가능성 증대 ②[인터뷰]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국내 중동문제 최고 권위자인 인남식 외교부 국립외교원 교수가 "과거엔 강한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의사결정이 됐고 변화가 비교적 쉽게 예측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정보의 초연결성시대로 어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인 교수는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변수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전략을 세워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항공 모함이 방향을 1도만 틀어도 그 여파는 상상할 수 없다"며 "더 큰 문제는 그게 어떤 식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 중동 난민문제가 유럽 해체 위기론까지 번졌다.
▶ 지금은 아랍 시골 마을에서도 휴대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기 의견을 올릴 수 있다. 2010년 12월17일 튀니지의 작은 도시 시드부지드에서 26살짜리 한 청년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등 독재정권이 잇달아 무너졌다. 청년의 사촌동생이 몸에 불을 붙인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을 뿐인데, 이 사진을 갖고 대중들이 격동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 이런 일들이 전세계 얼마나 빨리 번질 것으로 보나.
▶ 확실히 모르겠다. 돌발 변수가 많다. 한 청년의 분신 자살이 유럽의 해체 이야기까지 나오게 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역시 마찬가지다. 난민들은 공포에 떨고,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조직됐다. 이렇다보니 레이시즘(racism·인종주의)이 백인 중산층 이하의 지지를 받게 됐고. 과거처럼 불세출의 영웅이 나와서 "아랍을 뒤집자", "유럽을 해체하자"고 해서 하는 게 아니란 얘기다. 세상은 이미 파편화됐고,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 우리나라에게 지정학적 위기는 어떻게 다가올까.
▶ 예측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살펴보자. 트럼프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한국에서 사드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트럼프는 "사드가 뭐지? 그럼 돈은 한국이 내나? 우리가 내는데 왜 한국이 반대하지? 중국과의 관계는 왜? 오케이 그럼 손 털고 나옵시다." 만일 그렇게 나온다고 상상해보라. 물론 미국 의회나 언론 등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걸겠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은 상상할 수 없다. 어떤 (성격의) 정부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우리가 쉽게 포지셔닝을 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독자들의 PICK!
- 어떻게 대비해야하나.
▶트럼프 행정부 차관보급 등의 정책 고위 관료 인선을 지켜봐야한다.트럼프는 '불확실성'을 즐긴다. '하나의 중국'을 어떻게 할 것인가 본인의 정책적인 기조를 명확히 던지지 않고 대만 총통과 전화를 받은 것도 그 예다. 구체적인 것은 정책 실무자들의 성향과 입장을 확인해봐야 비로소 감을 잡을 수 있다. 차관보 및 실국장급 등 실질적으로 펜을 잡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임명돼야 트럼프의 정책 노선을 가늠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도 분명한 건 미국의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가 기존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과는 상당부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