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선진국 '주민 참여, 수익 보장'으로 풀었다

신재생 선진국 '주민 참여, 수익 보장'으로 풀었다

세종=유영호 기자, 이동우 기자, 정혜윤 기자
2017.06.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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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文샷' 갈등을 넘어라-中]8500여명 참여 덴마크 해상풍력, 세계적 관광 명소로

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 풍력발전 / 사진=머니투데이DB
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 풍력발전 / 사진=머니투데이DB

주민들의 반발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퇴짜’ 현상은 국내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주민 수용성 문제는 신재생 확대의 걸림돌이다.

이에 일찌감치 신재생을 도입한 독일·덴마크 등 유럽의 선도적 국가에서는 주민들이 사업이 직접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여러 모델을 개발해 왔다.

독일의 경우 1990년대부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을 지역 사회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인식했다. 독일 최초의 시민 풍력 발전소인 ‘뤼브케 코흐’가 대표적이다. 지역 주민들이 먼저 풍력 발전의 상업적 가치를 논의했고, 지자체는 이를 지원했다.

그 결과 1992년 6.6㎿를 생산할 수 있는 14개의 풍력 발전기가 설치됐다. 2004년에는 발전용량을 18.5㎿로 확대하며 마을 주민의 대부분이 발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뤼브케 코흐의 성공은 주변 지역에도 유행처럼 번져갔다.

2014년 기준 독일의 에너지협동조합의 수는 772개에 달할 정도로 신재생 발전에 주민들의 참여가 늘었다. 주민들이 직접 발전 사업에 관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재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동시에 반발도 줄어든 것이다.

풍력 산업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와 터빈 제조기업 등이 위치한 덴마크 역시 활발한 주민 참여로 수용성 문제를 극복한 사례다. 코펜하겐 앞바다에 위치한 ‘미델그룬덴’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약 8500명의 주민들이 사업에 함께 했다.

즉 주민들은 2㎿급 총 20기의 풍력 발전기 가운데 10기에 대한 지분을 소유했고, 이에 따라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 가능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의견 개진이 계속 이뤄졌고, 일부는 실제 반영되기도 했다. 10만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논의 과정만 1993년부터 1999년까지 7년이 걸렸다.

27개의 발전기를 세 줄로 나열한다는 초안에서, 주민 의견을 받아 발전기를 20기로 축소하고 배치도 부채꼴로 바꾼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주민들의 직접 투자·운영이 주를 이루는 유럽의 협동조합 방식과 달리 일본에서는 주민들이 펀드모집에 응하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일본의 반원전 시민단체가 추진한 ‘홋카이도 그린 펀드’는 1999년부터 원전을 대체할 풍력 발전기 설치를 위해 국민을 대상으로 펀드를 모집했다.

홋카이도 그린 펀드는 1인당 최소 5만엔에서 50만엔까지 출자가 가능하고, 출자자에게는 2.4%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2001년 처음 일본 전국에서 1400여명이 430만엔을 모아 홋카이도 북단에 하마카제 풍력 발전기(1㎿)를 건설했다. 현재 홋카이도 그린 펀드에서 운영하는 풍력 발전기는 10여개에 이른다.

물론 이 같은 신재생 선도 국가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충분한 참여 없이 일방적 사업 추진으로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다. 2012년 독일 비르케나우 풍력 발전소 사업이 대표적이다.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을 배제하다시피 하며 일방적 행보를 벌이다 지역 주민 1만5000명이 반대 서명을 하는 등 끝내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국내서 생소한 주민 참여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업자와 주민 간 초기 신뢰 구축의 연결고리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친환경 투자를 하면서 수익이 나는 모델 자체를 잘 모르고 있다”며 “정부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업자와 주민을 연결하는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티핑 포인트’(급변점, Tipping point)만 넘어가면 정부가 안 해도 자연스럽게 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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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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