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발개위 간부 대상 '파구입신' 주제로 강연…발개위 외국인 강연은 6년 만에 처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0여명의 중국 경제관료들 앞에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한국 경제정책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양국이 함께 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완생(完生)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1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에서 '파구입신'(破舊立新)을 주제로 한국의 경제정책을 소개했다.
발개위는 중국 정부의 거시·실물 경제를 총괄하는 수석부처로 한국의 경제기획원, 상공부, 공정위, 금융구조조정과 법제처의 기능까지 포괄하는 조직이다. 오는 2일 열리는 한중경제장관회의의 수석 대표도 허리펑 발개위 주임과 김 부총리가 각각 맡는다.
이날 강연엔 발개위의 국·과장급 간부들과 산하기관 연구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발개위에서 외국인이 강연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언급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회장의 2012년 강연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강연에 앞서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당시 "양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서로가 잘 알아야 앞으로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잘 될 수 있다"는 시진핑 주석의 말을 전하면서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과 고민, 해결 노력 등을 공유하게 돼 반갑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의 앞으로 가장 큰 정책 목표 방향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혁신성장인데 중국과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이 굉장히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고민과 풀려는 방향이 중국 측에도 나름대로 시사점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한국도 중국의 고민과 정책 방향을 듣고 시사점을 얻고 싶다"고 했다.
김 부총리가 강연 주제로 삼은 파구입신은 '낡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세운다'는 뜻이다. 김 부총리는 이를 통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로 '1인당 소득 3만불 시대에 걸 맞는 삶의 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방향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잠재력을 제고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에 관해 "저소득층의 소득증가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게 글로벌 컨센서스"라며 "가처분 소득 증가는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인적자본을 고도화해 근로자의 생산성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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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에 대해선 "과학기술, 사람, 산업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하는 사회의 제도․의식․관행까지 혁신해야 한다"며 "규제혁신, 혁신 생태계 조성, 혁신거점과 혁신자본·안전망 확충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공정경제와 관련 "공정한 보상체계와 시장질서 확립은 소비와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사회통합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부총리는 "선진국들의 금리인상, 해외자본의 변동성 확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불리한 대외여건 아래에서 한중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추궈홍 주한대사, 이창호 9단팀과 노영민 주중대사, 창하오 9단 팀 간의 바둑 대국을 언급하며 "한국만 잘 되거나 중국만 잘되는 것은 미생(未生)의 길이고, 양국이 함께 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완생(完生)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발개위 직원들은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경제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한국경제를 비상하게 하는 양쪽 날개이며 서로 조화롭게 같이 가야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약 1시간 동안 동시통역으로 이뤄졌다. 김 부총리는 사전 제작한 중국어 PPT 자료를 활용하고 혁신 사례를 설명할 땐 노르웨이 출신 피겨스케이트 선수 소냐 헤니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 눈길을 끌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강연을 통해 중국측에 한국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여 발개위와 개최하는 한중경제장관회의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한중협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