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를 찾아서"…나는 오늘도 '물멍'한다

"구피를 찾아서"…나는 오늘도 '물멍'한다

세종=정현수 기자
2019.06.15 10:52

[아쿠아펫 백과사전]<초보편-① 물잡이>기본 중의 기본 "관상어 바로 어항에 넣지 마세요"

[편집자주] 집에서 관상어를 멍하니 쳐다보며 힐링을 하는 '물멍족'이 늘고 있다. 세계 관상어 시장은 약 45조원 규모다. 한국에서도 매년 7~8%씩 성장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무작정 관상어를 키우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정보도 넘친다. 머니투데이는 해양수산부의 도움을 받아 한국 최고의 관상어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했다.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관상어 정보를 순차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엄마, 집에서 물고기 키우자"

이 한 마디가 시작이었다고 한다. '물생활'에 빠져 있다는 사람의 말이다. 물생활은 관상어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취미생활을 부르는 말이다. 아이들은 대형마트에서 접할 수 있는 관상어에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자녀 교육에 좋지 않을까?". 부모들도 개, 고양이와 달리 관상어는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봉지에 담아 온 관상어를 조그만 어항에 넣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어느새 관상어는 한 마리씩 '용궁'(이 역시 동호인들이 쓰는 표현)을 간다. 어항이 작은 것일까, 산소가 부족한 것일까.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가 간다. 줄어든 관상어의 숫자를 또 다시 채워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물생활에 정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어종별로 사육환경이 다른 탓이다. 수온, PH 등을 다 따져야 한다. 하지만 초보들에겐 생소한 말들일 뿐이다. 대신 하나는 꼭 지켜야 한다. 처음 관상어를 넣기 전 '물잡이'를 해야 한다. 관상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이다.

'물잡이'를 하셔야 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어종인 구피를 예로 들자. 구피는 대표적인 열대성 관상어다. 수조 환경에 잘 적응해 초보자들도 비교적 쉽게 기를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색상이 매력적이다.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난태성으로, 한국에서 사육하는 관상어 중 60~70%가 구피라고 봐도 무방하다.

먼저 어항을 고른다. 동호인들은 어항의 크기를 1자, 2자 등으로 부른다. 1자는 30cm다. 2자는 60cm다. 집안 환경에 맞춰 어항을 선택하면 된다. 어항에 넣는 바닥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수초 없이 구피만 키운다면 굳이 바닥재는 필요 없다. 하지만 외관을 위해서 바닥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초를 키울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초를 키울 때 '소일'이라고 부르는 바닥재를 많이 쓰지만, 수초는 이산화탄소 등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기 때문에 초보편에선 다루지 않기로 한다. 바닥재와 함께 온도계, 어항용 히터(겨울용) 등도 필요하다. 구피는 24~26도 정도의 온도에 잘 산다.

다음은 여과기다. 여과기는 어항 속의 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측면여과기, 걸이식여과기, 스펀지여과기, 외부여과기 등 종류도 다양한다. 구피는 스펀지여과기를 많이 쓴다. 측면여과기를 쓴다면 2자 어항 기준으로 7와트(W) 용량이 적당하다. 측면여과기는 구피 새끼가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용품 준비가 끝났다면 본격적인 물잡이에 들어간다. 염소를 없애기 위해 수돗물을 하루 정도 묵혀뒀다가 넣는 걸 추천한다. 구피의 경우 염소중화제가 있다면 수돗물을 바로 넣는 것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한다. 이후 여과기를 작동하고 흔히 많이 쓰는 '물을 돌린다'는 표현처럼 어항 생태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이 과정을 최소 보름, 길게는 한 달 이상 진행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 그렇게 해야 어항 생태계에 꼭 필요한 박테리아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켜야 할 게 있다. 그냥 물만 돌리는 건 의미가 없다. 테스트용 관상어를 미리 넣든지, 박테리아제를 넣고 물을 잡아야 한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물잡이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잡이 방식은 어종별로 다르고, 어항 환경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쉽진 않다. 따라서 최대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물잡이 방식을 추천해달라고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정민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일주일 이상 물을 순환시켜야 물잡이라는 것이 이뤄진다. 관상어는 한꺼번에 넣지 말고 시험어를 1~2마리 넣어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 철두철미하게 하려면 간이수조를 하나 더 두고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험어를 넣는다면 박테리아제는 굳이 넣을 필요가 없다. 급하게 세팅해야 할 경우 박테리아제를 넣기도 하지만, 과정이 복잡해지면 즐거운 관상어 키우기와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전형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물잡이는 어종별로 개념이 다 다르다. 구피의 경우 수돗물을 바로 넣어도 문제가 없는 어종이다. 혹시라도 염려가 되니까 염소소독제를 넣고 수돗물을 1~2일 묵혀서 넣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염소소독제를 넣는 게 일반적이다. 박테리아제를 넣고 해도 된다. 물잡이에 성공하고 관상어를 잘 키우다가도 귀찮아지면 주변에 그냥 방류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태적인 측면에서 그 부분은 꼭 지양했으면 좋겠다"

◆박희준 관상어협회 전무

"관상어를 키울 때 물잡이가 가장 중요하다. 초기 어항에 물을 받고 염소중화제를 투여하면 3시간 이후부터 박테리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물잡이는 시험어를 넣은 상태에서 해야 한다. 3일 동안은 초기 미생물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먹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항이 뿌옇게 되는(백탁) 현상이 발생한다. 그 정도 되면 물을 30% 환수해준다. 그렇게 최소 2주에 한 번씩 30%씩 환수해준다. 완벽한 사이클이 형성되는 기간은 2달 정도다"

◆이충호 남국상사 부장

"관상어를 빨리 어항에 넣고 싶은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이 경우에도 염소중화제와 박테리아제를 넣고 최대한 늦게 관상어를 입수시키라고 말씀을 드린다. 오후에 샀다고 하면 충분히 물을 돌리고 밤에 자기 직전 넣는 걸 권장한다. 박테리아제를 넣지 않았다면 최소 1주일 이상 물을 돌려야 한다. 대형마트에서 관상어를 사왔다면 봉지째 어항에 넣고 온도를 맞춘 뒤 입수시켜야 한다. 2주에 한 번씩 30%씩 환수를 해주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문가들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생활을 하다보면 질문이 많아집니다. "어항에 달팽이가 '폭번'(폭풍 번식)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비싼 관상어를 샀는데 병에 든 것 같아요" 등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질문은 달라집니다. 앞으로 주 1~2회 관련 기사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이나 댓글 등으로 질문을 주시면 전문가들이 직접 답변을 주시기로 했습니다. 질문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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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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