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지역사회 전파 원인 비교적 분명, 전국적 확산 아냐"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지 않기로 한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수만명으로 추정되는 신천지라는 종교집단 내에서 감염이 수십명 단위로 확대되는데 대응은 안이하기 이를데 없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아직 전국적 확산 단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강원과 경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에서 신천지 교인 전파자가 활개친 것으로 확인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국민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결과 브리핑을 열고 "확대 중수본 회의에서 심각 단계로 올릴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검토결과 지역사회 전파 원인이 비교적 분명하고 특정집단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좀 더 역학조사나 방역을 통해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구분된다. 현재는 경계 단계다. 경계 단계는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됐고, 원인불명 감염병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심각 단계는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전국적으로 전파된 상태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격상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과도한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기경보단계가 감염병 위험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아직 전국적 확산 단계는 아니다"라며 "하나의 요인(신천지)에 의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초기단계로 정부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 확산으로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환자들이 여러 지역에서 다수의 인원이 나타났을 때 그때가 전국적 확산이라고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천지 신도수가 상당히 많고 해당 종교단체 소속임을 밝히기를 꺼려 확인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56명으로 전일대비 74명이 증가했다. 74명 중 44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4시 기준으로는 확진자 수가 추가로 48명 늘어났다. 이 중 46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있다. 이날 하루에 늘어난 확진자 122명 중 90명이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추수꾼'이라 불리는 신천지 전도 문화도 코로나19 확산의 위험 요소다. 이덕술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협회 서울상담소 소장은 "신천지는 일반 교회에 추수꾼을 심어 은밀하게 포교활동을 한다"며 "추수꾼들은 자기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해,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하면 동선을 숨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반 교단이라면 해당 종교단체에 가입한 사람을 중심으로 감염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천지는 가입여부를 밝히지 않으려는 특성 때문에 동선확인이 어렵고 정부 통제를 벗어난 상황에서 감염증을 확대시킬 수 있다. 코로나19가 신천지에 다니지 않는 사람에게 확산되는 경우에는 감염원을 찾기가 요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