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이야기 PopCon]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오랜 말처럼 도시는 인류 문명과 역사를 함께 해온 공간이다. 문명사의 중요 기점인 산업혁명은 도시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면직물 공업 중심도시 리버풀을 탄생시켰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엔 자동차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가 등장했다.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3차 산업혁명은 실리콘밸리를 띄웠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의 융합이 이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떠오를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전세계는 혁신 기술을 접목해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인 똑똑한 도시 '스마트시티' 모델에 주목한다.

스마트시티는 인구 밀집과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에너지 부족, 환경오염, 교통체증, 범죄·재난과 같은 각종 도시문제를 ICT를 통해 해결하는 '꿈의 도시'다. 기존의 도시는 도로를 늘리거나 발전소를 짓는 등 인프라를 늘려 대응했지만, 스마트시티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더 나아가 환경, 안전, 에너지, 교통, 복지 등 전 분야에서 인간 생활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주행차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이 도입돼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지능형 CCTV를 통해 각종 범죄·재난사고를 예방하는 식이다. 도시를 구성하는 스마트홈에선 건강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지고,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고 파는 것도 가능해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다가올 수록 디지털 기술의 총결합체인 스마트시티 산업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앤 마켓(Markets&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2018년 3080억달러에서 2023년 6172억달러로 연평균 18.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2025년까지 스마트시티 88개가 탄생하고, 2050년 전세계 인구의 70%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은 2015년 '스마트시티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스마트시티 구축에 필요한 25개 신기술 개발과 R&D 투자에 1억6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2016년엔 콜럼버스시를 스마트시티 챌린지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해 인프라 구축을 돕고 있다. 2015년 중국은 500개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겠다는 '신형도시화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000억달러를 들여 서울의 44배 크기 규모의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네옴(NEOM)'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7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8%에 달하는 일본의 경우 스마트시티를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한다. 일본창성회의 발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2040년까지 전체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넘는 896개가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인구 감소, 교통사고 증가, 노인 돌봄 부담 등 사회 문제도 우려된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는 지방 도시에서 자율주행 공공교통 서비스, 원격 의료와 고령자 돌봄 서비스 등 실험을 진행 중이다. 소멸위기의 지방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변신시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발상이다.

독자들의 PICK!
한국도 스마트시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1월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세종 5-1생활권, 부산 에코델타시티 2곳을 국가시범도시로 선정했다. 글로벌 선도모델이 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게 목표다. 기존 도시의 스마트화를 지원하는 '스마트챌린지'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자체 공모를 통해 강원 강릉, 경남 김해, 강원 원주, 충남 서산 등 18곳이 올해 사업지로 뽑혔다. 스마트도시 관련 전담조직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만 지난해 6월 기준 78개에 이른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인구구조 관점에서 스마트시티는 일부 도시에 과밀화된 인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산업 기반을 잃은 도시들의 경우 스마트시티를 잘 구축하면 미래 산업에 맞는 방향으로 부활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