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vs과잉처벌"…‘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엇갈린 시각

"일하다 죽지 않게vs과잉처벌"…‘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엇갈린 시각

기성훈 기자
2020.09.01 14:51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사망사고, 현대중공업 사망사고,삼성중공업(25,250원 ▼1,100 -4.17%)화재·사망사고…' 올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중대재해 사고다.

이같이 '끊이지 않는 산재사고'에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과잉형벌의 문제 등을 지적한다.

"일하다 죽지 않게"…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청원 시작

1일 노동계에 따르면 24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국민동의청원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경영 책임자를 강하게 처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2017년 관련 법안(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입법으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운동본부는 이날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이천 산재 참사에도 불구하고 진짜 책임자는 빠져나가고 꼬리자르기식 처벌이 반복되고 있다"며 "참사 현장에서 정치권은 처벌강화를 약속했지만 21대 국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참사가 반복되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넘어야 한다"며 "노동자 시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하는 국민동의 청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민동의청원은 지난달 26일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의 청원으로 시작됐다. 이달 25일까지 시민 10만명이 동의하면 이 법을 직접 국회에 발의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기업 스스로 산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게 해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을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노동계도 힘을 보태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포함한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을 권리를 현실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법 제정에 뛰어들었다. 한국노총은 정책협약을 맺은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 실천단 의원들과 함께 21대 국회에서 최고경영자 처벌 명문화와 기업 매출액의 일정 범위에서 벌금을 부과하고 중대재해 책임을 소홀히 한 공무원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고경영자에 형사책임은 무리…정부 "경제적 책임 강화 추진"

경영계는 과잉형벌의 문제를 지적한다. 공사 현장 사정 곳곳을 알기 힘든 기업 최고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전과자 양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가 기업 경영활동만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경영계 관계자는 "산재에 대해 최고경영자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면서 "사업장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등 선제적 산재 예방 조치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올 하반기에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을 개정해 산재를 낸 기업의 경제적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건설·제조업 민간 산재예방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산재 발생 기업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산안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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