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유튜버 등 신종산업 종사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외환거래 자료를 넘겨받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연 1000달러(약 115만원)가 넘는 외환수취자료를 모두 국세청이 받아가는 게 핵심인데, 기재부는 과세 때문에 개인의 외환거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재부와 국세청은 최근 외환수취자료 통보기준을 바꾸기 위한 외국환거래규정 고시 개정 여부를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행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르면 개인이 1년간 연간 1만달러를 넘는 외국 돈을 받을 경우 외국환은행은 외환수취자료를 한국은행에 보고하고, 한국은행은 외환수취자료를 모아 국세청에 통보하고 있다. 국세청은 해당 자료를 세무조사나 세금신고 안내 등에 활용한다.
하지만 유튜버 탈세 문제가 불거지자 기재부는 2019년 한시적으로 외국환거래규정 고시를 바꿔 연간 1000달러를 초과한 과세자료까지 국세청에 넘기도록 했다. 유튜버는 본인 채널이 구독자 1000명 이상, 연간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이면 컨텐츠에 광고를 넣어 수익을 낼 수 있다. 조회 수, 중간 광고료 등에 따라 해외에 있는 구글 싱가포르법인에서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다.
2019년 당시 과세당국은 이렇게 받은 자료를 탈세 검증에 활용했지만, 지금은 통보기준이 다시 '연간 1만달러 초과'로 되돌아간 상황이다. 이에 국세청은 올해도 연간 1000달러 초과한 거래자료를 넘겨달라고 기재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외환수취자료 통보기준 개정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1998년 외환자유화 조치 이후 외환거래를 자유화해왔는데, 일부 직종의 탈세를 막기 위해 일반 국민들의 외환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은 정책기조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세당국 입장에선 외환수취자료를 세원파악에 활용할 수 있지만, 거래 당사자인 국민 입장에선 개인정보를 주는 셈"이라며 "일부 탈세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외환거래 자유화 흐름을 반하는 것은 신중해야할 조치"라고 말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환자유화는 국가간 자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과세당국에 더 넒은 범위의 거래자료를 통보하면 국민들의 거래자율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도 외환거래에 제한을 두는 우리 정부의 방침이 자본이동거래규약과 저촉된다고 문제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