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지방소멸…정부가 '지방'에 숙제를 내줬다

메가시티·지방소멸…정부가 '지방'에 숙제를 내줬다

이창명 기자
2021.11.02 08:00

[MT리포트]인구정책 패러다임 시프트③

[편집자주] 정부가 지난달 초광역협력 지원전략과 인구감소지역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균형발전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도 4년 만에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를 통해 균형발전을 인구정책과 연계해 접근하고자 하는 정부 인구정책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생활인구 등 새로운 인구개념을 도입하고,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강조한 상향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정책 패러다임의 시프트(Shift·이동)를 시사했다. 정부의 인구정책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 추진방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행정안전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 추진방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행정안전부

"지방 스스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답을 내놓아라."

최근 정부가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메가시티와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잇따라 내놨다. 특히 이번엔 과거와 같은 하향식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 스스로 마련한 자구책에 따른 차등지원을 예고해 주목된다. 지자체 입장에선 인근 지자체와 협력할 공동사무나 자체적으로 인구를 늘릴 묘안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인데 난이도가 '최상'이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을 발표하면서 협력단계별 차등화된 지원을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지자체들이 견고하게 결속해 초광역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지자체간 특별지자체를 설치하는 경우 필요한 재원과 시범사업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특별지자체란 광역으로 사무처리가 필요할 때 2개 이상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설치하는 지자체를 말한다. 행정안전부는 특별지자체에 필요하다면 특별교부세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자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도 마찬가지다. 행안부는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면서 지역 주도 상향식 인구활력계획 수립을 강조했다. 지자체 스스로 인구감소 원인을 진단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인구활력 계획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지자체 스스로 내놓은 방안이 타당하다면 정부가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은 셈이다.

결국 메가시티든 인구감소지역이든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선 각 지자체가 인근 지자체와 함께 공동사무를 찾거나 지자체 스스로 인구를 늘릴 계획을 내놔야 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과거 균형발전 정책의 실패요인으로 꼽힌 하향식 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역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역이 절박함을 못 느끼고 국고보조사업만 가져간다면 절대 지방소멸을 막지 못한다"며 "지역이 절박하게 먹거리를 가져와서 지역 간판사업을 제시하면 중앙정부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간 공동사무나 인구활력 방안을 지자체 스스로 내놓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행정의 경우 지자체들간 광역 공동사무가 생길수록 오히려 중앙 정부 의존이 높아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주헌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광역사무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지만 실제 특별지자체 설치를 통한 협력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행정은 중앙정부가 지자체간 광역사무 중재 및 조정해왔기 때문에 지자체들끼리 특별지자체를 사안에 따라 설립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수도권 매립지 문제만 보더라도 대도시인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광역사무가 생기는 경우 지자체들은 중앙정부만 바라보는데 익숙해져서 지자체들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