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내고 욕먹는 은행 [MT시평]

이익 내고 욕먹는 은행 [MT시평]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2.03.22 17:40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지난 3월 17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9조원으로 2020년 대비 39.4%나 증가하였다. 비경상적 이익을 크게 낸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도 24.1%나 상승하였다. 특히 이자이익이 46조원으로 2020년 대비 11.7%나 증가하여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6.8%에 달했다.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금리상승이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다. 은행 예금의 경우 금리변동에 민감한 상품이 거의 없지만, 대출은 변동금리 상품이 많아 금리변동에 민감하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커지고 이자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 간 가계대출 유치 경쟁이 약화된 것도 예대마진 확대 요인 중 하나였다. 이런 이유들로 국내은행은 지난해 많은 돈을 벌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망해 나갔다. 젊은이들은 취업이 되지 않아 절망의 나날을 보냈다. 대출이자가 올라 늘어난 대출원리금을 갚느라 허리가 휘는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은행은 손쉬운 이자놀이를 하며 돈방석에 앉았다고?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이런 민심을 반영하여 대통령 당선인은 과도한 예금-대출금리 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은 억울하다. 돈장사 하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출 상대방에 대한 정밀한 신용평가를 통해 리스크에 맞는 프리미엄을 산정해야 하고, 대출 이후에는 리스크관리도 세심하게 해야 한다.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은행이 망하고, 금융시스템 부실로 이어져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경험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면 언론의 칭찬이 쏟아진다. 우리나라에서 돈 많이 벌었다고 욕먹는 기업은 은행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은행도 마냥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은행산업은 규제로 진입이 제한되어 있어 어느 정도 이익이 확보된다. 은행도 몇 개 안되고 대형은행은 4개밖에 없어 완전경쟁에 가깝다고 하기는 어렵다. 또 대기업들과 달리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생사를 건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은행들도 나름 어려움이 많겠지만 무한 경쟁에 던져져 있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좀 나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사기업인 은행들에 이윤을 내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얼마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잘하느냐, 번 돈을 어떻게 잘 쓰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은행산업도 점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제는 은행뿐 아니라 빅테크?핀테크들도 뛰어들고 있다. 기술과 서비스에서 밀리면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 고객 불편 해소와 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한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잠재부실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은 늘어난 이익을 향후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버퍼로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산업에 경쟁저해 요인이 있지는 않은지 매의 눈으로 살펴봐야 한다. 경쟁강화는 소비자 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