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RA·반도체법 뒤집을 우려…미중갈등 속 기회 찾아야"

"트럼프, IRA·반도체법 뒤집을 우려…미중갈등 속 기회 찾아야"

세종=최민경 기자
2024.11.07 05:02

[MT리포트]트럼프노믹스 ③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인터뷰

[편집자주] 최대 정치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미국 대선 결과는 단순히 정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의 지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트럼프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한국 경제의 앞날을 살펴본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사진제공=산업연구원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사진제공=산업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의 연속성이 불확실해졌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국내 배터리업계와 반도체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다만 미중갈등 심화 속 중국의 성장이 제한되면서 한국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6일 트럼프 재집권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IRA에 따라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이 꽤 많은데 그 부분이 뒤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전기차·배터리업계와 반도체업계는 IRA와 반도체법 등에 따라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두 법은 각각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를 두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전기차·배터리업계의 세제혜택과 반도체업계의 보조금 지급 등이 무산될 수 있다.

권 원장은 "트럼프가 공언한 IRA 폐지를 두고 상·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실제 그럴 가능성이 있냐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해 손해가 되고 무리인 것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특징을 가져서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중심 정책 역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보편 관세 최대 20% 부과,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권 원장은 "기존엔 미국이 첨단산업 수출통제 중심으로 중국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었는데 포괄적 관세로 접근하면 일반 산업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도 중국과 워낙 밀접하게 연결된 입장이라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는 '상호무역법'(USRTA) 제정을 통해 미국보다 수입 관세율이 높은 인도와 태국, 베트남, 대만 등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이들 국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에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권 원장은 "모든 걸 다 막았을 때 인플레이션 우려도 굉장히 크고 미국 국민들이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중국에 대한 압력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이 막히면 다른 부분에서 교류·협력 등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증진해 나가는 접근법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권 원장은 이런 상황이 단기적으로 불리하지만 장기적으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이 우리에게 분명히 불리한 건 맞다"면서도 "길게 보면 중국에 대한 적대감과 견제가 센 만큼 우리 입장에선 중국과 비교해 첨단산업 발전 시간을 버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트럼프 집권에 대비해 범정부 차원에서 액션플랜과 신(新)통상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 국방, 정치 등 전방위적으로 통합된 전략이 필요한 때"라며 "통상 전략을 통상 단위에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의 전략 수립과 미국 내 아웃리치를 통해 우리 국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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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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