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까.."시간 흐를수록 재정 악화 우려"

연금개혁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까.."시간 흐를수록 재정 악화 우려"

정인지 기자
2024.12.14 18:06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9.04.   /사진=김명원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9.04. /사진=김명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로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연금개혁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연금개혁의 필요성에는 여야 정치권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의 '재정안정'과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두가지 가치가 배치되면서 새로운 정부의 시각과 의지에 연금개혁의 방향이 정해지게 됐다. 다만 정치권 논의가 늦어질수록 연금을 내는 인구가 줄어들어 국민연금 재정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1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국민연금 기금 조성은 1518조4000억원, 지출은 372조4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내는 보험료보다 많이 받는 급여구조인데다 저출생·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인구는 늘어나지만, 내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갈이 예고돼있다. 실제로 17년 뒤인 2041년에는 내는 보험금과 받는 급여 규모가 역전되는 수지적자가, 32년 뒤인 2056년에는 기금 소진이 예상된다. 이 경우 당해연도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그 해 가입자에게 부과해야 하는 '필요보험료율(내는 돈)'은 31.2%에 달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1대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립했고, 여야는 보험요율을 현 9%에서 13%올리는데 잠정적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받는 돈)에 이견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지난 9월에도 정부가 21년만에 국민연금 개혁 단일안을 내놨지만 세대별 차등 보험료율과 자동조정장치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야당에서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현재 재정상 향후 국민들이 받는 돈이 줄어들어 노후가 불안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과 정부는 애초에 연금 개혁이 재정안정을 위해 논의를 시작한 만큼 가능한 많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국정감사·예산심의 등으로 연금개혁 논의가 후순위로 밀렸는데 이번에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기약이 없게 됐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내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내각 구성도 하반기에나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연금개혁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면 2026년 6월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추진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국민연금 재정이 악화된다고 우려한다. 당장 3년 뒤인 2027년에는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연금 급여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중기 재정전망 2024~2028년'에 따르면 보험료 수입에서 연금 지급액을 뺀 보험료 수지는 올해 15조5900억원 흑자에서 2027년 3조2500억원 적자로 전환된다. 2027년 이후에는 국민연금 지급을 위해 기존 재원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떤 투자자산에서 지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주식·채권 이자 등이 재투자되지 못하고 연금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정이 악화되면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도 어려워진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5년부터 5년간 목표수익률 5.4%를 달성하기 위해 대체투자를 목표비중을 올해 14.2%에서 2029년까지 15%내외로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대체투자는 중도 매각이 어려워 투자 기간이 10~15년으로 길고, 유동성이 낮다. 국민연금 개혁이 늦어지면 대체투자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설립(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체투자의 누적수익률은 9.28%로 해외주식(11.04%)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윤병욱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 조치로 보험료율을 인상하면 기금의 신규투자가 상당 기간 연장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기금운용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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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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