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순 밟는 형법상 배임죄…110개 경제형벌 완화한다

폐지 수순 밟는 형법상 배임죄…110개 경제형벌 완화한다

세종=정현수 기자, 박종진 기자
2025.10.01 04:25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 주요 내용/그래픽=최헌정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 주요 내용/그래픽=최헌정

정부와 여당이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배임죄를 폐지하되 중요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대체입법에 나선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형벌은 징역 등 형사처벌 대신 손해배상이나 과징금 등 금전적 처벌로 전환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을 확정했다. 적용대상은 총 110개의 경제형벌이다.

형법상 배임죄는 폐지로 방향을 잡았다. 배임죄는 요건이 추상적이고 적용 범위가 넓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배임죄를 폐지하되 대체 입법을 추진한다. 대체입법에는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중요범죄에 대한 처벌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내용 등을 담는다.

양벌(兩罰)규정에 대한 면책 규정이 없었던 최저임금법은 면책 규정을 마련한다. 정부 관계자는 "추후 전 부처 양벌규정을 전수조사해 행위자 외 법인·사업주를 처벌할 필요성이 없는 경우에는 양벌규정 폐지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의 또 다른 축은 금전적 책임성 강화다. 기존 징역형 등을 없애거나 완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가령 배달로봇의 부품 등 경미한 사항에 대해 변경 인증 없이 개조하면 현행 징역 3년에 처하지만 앞으로 지능형로봇법을 개정해 과징금 5000만원으로 바꾼다.

68개 경미한 의무 위반 행위는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 전환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트럭 짐칸 크기 변경 등을 승인받지 않으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원상복구 명령과 과태료 1000만원으로 개정한다. 미용실 등 공중위생영업의 상호 등을 변경 신고 하지 않을 경우에는 최대 징역 6개월이지만, 과태료 100만원으로 바꾼다.

형벌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행정제재로 입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18개 규정은 '행정조치 후 형벌 부과'로 개선한다. 공정거래법의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품 가격 등을 부당하게 결정하면 징역 3년을 규정하고 있는데, 앞으로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방식으로 개정한다.

정부는 경제형벌의 30%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경제형벌은 6000여개로 추산된다. 1차 개선안은 일괄 개정 절차를 밟아 정기국회에 입법안을 제출한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 방안은 기업 의사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경제계가 지속 요청해온 배임죄 가중처벌 폐지, 행정조치를 우선하고 형벌을 최후수단으로 한 점, 형벌 대신 경제적 페널티 중심으로 전환한 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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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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