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절충'했다지만…"현장 외면한 정책, 혼란 우려"

노란봉투법 '절충'했다지만…"현장 외면한 정책, 혼란 우려"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1.24 15:59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정 노조법 하위법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정 노조법 하위법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정부가 노조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하청 간 교섭단위를 분리하고, 각 단위별 창구단일화를 적용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경영계가 요구해 온 '창구단일화', 노동계가 주장한 '개별 교섭' 사이의 절충으로 보이지만 현장을 외면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사용자성 여부 기준, 노동쟁의의 범위 등 노란봉투법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경영계는 "교섭 부담과 혼란은 그대로"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24일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하청 노동자와 원청 사용자 간 교섭은 노사의 자율적인 교섭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되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하청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김형동(앞줄 왼쪽 네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경제6단체 및 업종별 경제단체 임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19. suncho21@newsis.com /사진=뉴시스
김형동(앞줄 왼쪽 네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경제6단체 및 업종별 경제단체 임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19.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문제는 경영계가 가장 우려해 온 '무제한적 교섭 요구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건설·조선·자동차 등 협력업체 수가 많은 업종에서는 수백, 수천개의 하청노조 교섭 요구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원청이 사용자성 인정 시 개별 교섭에 일일이 응해야 하고, 거부 시 부당노동행위 처벌까지 가능해 부담이 폭증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창구단일화 원칙은 유지했지만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를 허용했다. 경영계는 이에 대해 "교섭창구단일화 원칙이 형해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적 분쟁 지속 가능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조건 차이뿐 아니라 노사관계 관행과 당사자 의사까지 고려하도록 하면서 교섭단위 분리가 남발될 수 있다"며 "산업 현장의 막대한 혼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창구단일화의 실효성이 사실상 사라지고 기업에만 과도한 교섭 의무가 부과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등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위원회의 교섭 단위 분리·통합 결정 기준을 확대하는내용의 ‘노동조합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입법 예고와 관련해 원청교섭 현실화 및 자율교섭 보장을 요구하며 시행령 폐기촉구와 고용노동부를 규탄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등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위원회의 교섭 단위 분리·통합 결정 기준을 확대하는내용의 ‘노동조합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입법 예고와 관련해 원청교섭 현실화 및 자율교섭 보장을 요구하며 시행령 폐기촉구와 고용노동부를 규탄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반면 노동계는 원·하청 노조 간 창구단일화는 하청노조의 실질적 교섭권을 제한한다며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개별 노조별로 자유로운 교섭권을 보장해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권리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하청노조는 회사와 교섭하기 위한 창구단일화, 원청과 교섭하기 위한 또 다른 창구단일화 절차를 반복해야 한다"며 "원청 교섭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시행령은 갈등만 키운 '반쪽 해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용자성 판단 기준, 노동쟁의 범위 설정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내년 3월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 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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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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